공급 불안 ‘심리전’으로 번지나···주사기 시장, 사기·사재기까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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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불안 ‘심리전’으로 번지나···주사기 시장, 사기·사재기까지 확산

이뉴스투데이 2026-05-02 15:18: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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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의료제품 수급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실제 공급 상황과 시장 체감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의료제품 수급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실제 공급 상황과 시장 체감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의료제품 수급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실제 공급 상황과 시장 체감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조사에서는 재고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악용한 사기와 사재기까지 등장하며 유통 질서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공급 리스크가 ‘물량 부족’이 아닌 ‘심리 불안’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식약처 권고로 수출 물량을 국내에 전환해 판매한다’는 내용의 허위 구매 제안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해당 제안서는 카카오톡과 이메일 등을 통해 유포, 익일 배송·대량 할인·정기 공급 계약 등 실제 거래 조건과 유사한 문구를 포함해 업계 종사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로 속인,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은 수사 의뢰 등 강경 대응에 나선 상태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사기 시도가 실제 수급 불안과 맞물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 지역 불안으로 플라스틱 원료 수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부 유통 시장에서는 선제 확보 움직임과 함께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이 사칭 판매와 같은 비정상 거래라는 평가다.

그러나 정부가 전국 35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는 시장 인식과는 결이 다르다. 주사기, 수액세트, 수액제 백 등 8개 주요 품목의 재고는 전년 대비 80~120%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제약 포장지와 투약병 역시 원료 추가 확보와 생산 확대를 통해 평시 수준을 회복하는 흐름이다.

의료계 역시 자체적으로 수급 안정에 나서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주사기 제조업체와 협력해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에 물량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한병원협회는 유통업체에 과도한 물량 확보를 자제하는 자율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공급 부족보다 ‘과잉 확보’가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주사기 사재기 혐의가 확인된 의료기기 판매업체 4곳이 당국에 적발되면서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사건은 인천·경기·전남 등 각 지역 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배당됐으며, 유통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사안을 직접 언급하며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위반 행위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엄벌을 지시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의료제품에 대해 다른 산업보다 먼저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며, 수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실제 부족’보다 ‘부족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로 해석된다. 공급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 심리가 먼저 작동하면서, 사기와 사재기 같은 비정상 행위가 이를 증폭시키는 구조다.

유통 질서가 흔들릴수록 피해는 최종 수요자인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돌아간다. 당국의 단속과 공급 안정 조치가 병행되고 있지만, 시장 불안을 자극하는 정보와 행위에 대한 통제 없이는 같은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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