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김 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 금융은 왜 이토록 잔인한가: 신용등급이라는 불완전한 과학’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이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며 신용 중심 금융 시스템 전반을 비판했다. 또 “금융은 도대체 누구를 지키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잣대로 사람의 가치를 매기고 있는가”라고 했다.
그는 “나는 이 잔인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작동시키고, 정당화해 온 사람”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나는 명백한 공범”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득과 빚, 과거 이력 등 복잡한 생애를 숫자로 압착한 결과가 신용등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등급이 상환 능력을 측정한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며 “등급은 철저히 과거만 본다”고 지적했다. “실직, 질병, 이혼 같은 변수들은 모델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신용등급은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정교하게 요약된 과거일 뿐”이라고 했다.
또 “이 숫자가 대출의 성패를 가르고 금리의 높낮이를 정한다”며 “금융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이라고 표현했다. “시스템은 평균의 정답을 위해 개인의 억울함을 기꺼이 희생시킨다”며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의 사정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위험은 실재하고 그에 따른 가격표는 필요하다”면서도 “진짜 문제는 그 위험의 분류가 정말 공정하고 정교한가에 있다”고 반문했다. “더 위험한 인간이라서 높은 금리를 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그를 위험한 집단으로 묶어버렸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모델이 정교해질수록 시스템은 더 위태로워진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언급했다. 이어 “누가 위기를 만들었는가, 그런데 왜 개인들만이 그 책임을 떠안고 시장 밖으로 밀려나는가”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이라며 최저 신용자 대출 금리가 15.9%에 달하는 현상 등을 지적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처음에는 헛웃음이 났고 신용의 기본을 모르시는 질문이라 생각했다”면서도 “틀린 질문이 아니었다”고 했다.
한편 김 실장은 ‘금융의 구조’ 시리즈를 세 편에 걸쳐 연재하겠다고 밝히며 추가 글 게재를 예고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