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잃은 분도①] 40년 간 메아리에 그친 공약, 셈법도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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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잃은 분도①] 40년 간 메아리에 그친 공약, 셈법도 ‘복잡’

투데이코리아 2026-05-02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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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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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선거철만 다가오면 경기도 지역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문제가 있다. 서울을 기준으로 경기도를 북부와 남부로 나누자는 이른바 ‘분도’ 논의다. 경기도를 제외한 지역들의 경우 행정통합과 메가시티를 추진하고 있지만, 경기도는 유독 ‘분리’를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 당시 후보가 처음 언급한 분도 논의는 1992년 총선에서 김영삼 당시 후보의 공약으로 다시 거론됐다. 이후 2000년대와 2010년대에도 선거 때마다 주요 공약으로 거론되면서 약 40년간 공방만 반복되어온 현안였다. 다만, 실질적인 논의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관련 주장은 공약에 그쳐왔다.

◇ 민선 8기 ‘특별자치도’ 카드···정책화 문턱서 멈춰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하지만 전환점은 2022년 민선 8기 출범 이후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주민투표를 요청하면서 논의는 정책 단계로 진입하는 듯했다.

특히 2024년 5월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이름 대국민 보고회에서 ‘평화누리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이 공개되면서 도민들의 기대감과 우려가 함께 커졌다. 그렇지만 주민투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실질적인 제도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며 또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러한 흐름을 두고 타 지역의 움직임과도 대비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은 행정통합을 공식화했고,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도 메가시티 구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구 감소와 지역 경쟁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해 ‘규모 확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경기도에서는 꾸준히 ‘분리’가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경기도의 ‘체급’과 내부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인구는 약 1400만명으로, 전국 인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서울 보다 큰 규모로, 단일 광역자치단체로는 국내 최대다.

행정 수요 역시 방대해 도지사 1인이 총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실정이다.

◇ 1400만 초대형 광역단체···‘과밀 행정’과 남북 격차
 
▲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사진=SK하이닉스
남부와 북부 간의 구조적 격차에 관한 언급도 이어져 왔다.

남부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경제적 성장을 이어온 반면, 북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 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등 이른바 ‘중첩 규제’에 묶여 산업 기반 확충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동일한 경기도 내에서도 발전 수준과 생활 여건에 차이가 발생했고, 일각에서는 “경기도 단일 체제 안에서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재정 지원 역시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부에서 확보한 세수를 북부에 재분배하는 방식은 유지됐지만, 규제 구조 자체가 유지되는 한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기된 것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구상이었다. 단순한 행정구역 분리를 넘어, 규제 완화와 재정·행정 특례를 통해 북부 지역에 독자적인 발전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다.

타지역의 행정통합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면, 경기도 분도 논의는 ‘규모의 과잉’에서 비롯된 내부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구상은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분도 논의는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효율’과 ‘형평’ 사이에서의 선택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분도를 둘러싼 찬반 논리는 비교적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 효율 vs 부담···‘분도’ 둘러싼 엇갈린 셈법
 
▲ 경기도청 신청사. 사진=경기도
▲ 경기도청 신청사. 사진=경기도
찬성 측은 무엇보다 ‘행정 효율성’과 ‘균형발전’을 핵심 근거로 든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도지사 선거 당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경기북부가 향후 자치권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구 1400만명에 달하는 초대형 광역단체를 단일 체제로 운영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며, 별도의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규제 완화 권한을 확보해야만 산업 기반 확충과 인프라 투자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분도 문제와 관련해 “광역의원 수를 두 배로 늘려 자기 지역구를 제대로 관리하게 하는 쪽으로 바꾸면 주민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분도를 통한 광역의원 수 증가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반대 측은 ‘비효율의 재생산’과 ‘재정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행정구역을 나누는 과정에서 청사 신설과 조직 분리 등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세수 증가나 주민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한 북부 지역의 재정 자립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도가 이뤄질 경우, 행정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도민들은 막상 분도에 관심도 없는데 정치권에서 표심을 위해 선거마다 벌이는 쇼”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몇 년째 공회전을 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논의를 두고서도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임상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장은 최근 투데이코리아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경기 북부는 평화경제 시대에 남북 교류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지 비용과 풍부한 자연환경은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산업 등 특화 산업 단지의 입지 조건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경과원(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차융원(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도 지원하고 북부 임산물과 천연자원을 활용한 사업에 예산을 많이 배정했다”며 “북부에 공장을 짓는 것보다는 특화 사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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