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위클리 컬처] 5월 첫째 주 문화 3선...‘사토상과 사토상’·‘월급사실주의’·‘사랑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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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위클리 컬처] 5월 첫째 주 문화 3선...‘사토상과 사토상’·‘월급사실주의’·‘사랑의 기원’

투데이신문 2026-05-02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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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카네이션이 곳곳에 보이는 5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우연히 들른 다이소에서 카네이션 입고 안내문을 보며 비로소 5월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했는데요. 법정 공휴일이 없어 유독 길고 힘들게 느껴졌던 3월과 4월을 지나 5월은 근로자의 날부터 어린이날, 부처님 오신 날까지 달력 곳곳에 반가운 연휴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는 달입니다.

5월의 행복한 휴일을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 소식을 지금 바로 전해드립니다.


 영화 사토상과 사토상

<사토상과 사토상> 스틸컷 [사진 제공=㈜엣나인필름]
<사토상과 사토상> 스틸컷 [사진 제공=㈜엣나인필름]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시험 기간이었다고 해요. 성적이 예민한 학생 때에는 친구가 필기 노트를 빌려달라고 하거나 시험에 나올 것 같은 문제를 짚어달라고 하면 이유 모를 불편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그런데 이런 미묘한 경쟁심이 가족, 연인과 같은 친밀한 사이에서 발생하게 되면 어떨까요. 일본 영화 특유의 세심한 인간관계의 심리를 포착하며 공감을 선사하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영화 <사토상과 사토상> 은 같은 성을 가진 두 남녀, 사토 사치와 사토 타모츠가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하며 겪는 관계의 변화를 다룹니다. 대학 동기이자 연인인 두 사람은 사법시험 준비생인 남자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함께 시험공부를 하던 사치가 혼자 시험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열등감, 질투심 같은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며 ‘내조하는 남편’과 ‘잘나가는 아내’라는 뒤바뀐 성 역할 속에서 위태롭게 관계를 이어나가는 한 부부를 담담하게 담아냈죠. 

이웃 나라 일본 역시 여성과 남성에 대한 성 역할 고정관념이 강한 나라입니다. 부부가 반드시 같은 성씨를 써야 하는 ‘부부 동성제’로 인해 결혼한 여자가 본인의 성을 버리고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성스러움을 미덕으로 여기는 ‘여자력(女子力)’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인데요. 영화는 제목 <사토상과 사토상> 에서도 알 수 있듯 결혼 전부터 성이 같았던 두 주인공을 설정하며 전통적인 일본의 사회적 관습을 비틀었습니다. 이는 극 중 아내 사치가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으며 “결혼해도 사토, 이혼해도 사토”라고 내뱉는 장면에서도 드러나는데요. 이로써 성 역할에 고정된 사회적 프레임이 아닌 두 사람의 실질적인 관계와 그로 인한 심리적 갈등에 오롯이 집중하게 합니다.

사랑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결혼에서의 현실적인 문제들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관계의 민낯을 담담히 보여주는 영화 <사토상과 사토상> 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도서   월급사실주의 2026 :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도서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내용 발췌 [이미지 제작=투데이신문]<br>
도서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내용 발췌 [이미지 제작=투데이신문]

노동하는 인간

어제는 5월 1일 노동절이었습니다. 올해 노동절은 예년과 달리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는데요.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카를 마르크스는 노동을 단순히 생존 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잠재력을 외부 세계에 실현하는 ‘자아실현의 통로’이자 핵심적인 존재로 보았죠. 그러나 성실한 노동의 가치는 추락하고 플랫폼과 인공지능이 시장을 흔드는 시대가 찾아왔는데요. '자본가 대 노동계급'이라는 과거의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재난과 같은 현장들을 생생하게 포착해 소설로 기록한 책이 등장했습니다.

문학동네에서는 노동 현장을 담은 소설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아래 2023년 이후 ‘월급사실주의’를 꾸준히 출간하고 있습니다. 2023년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2024년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 2025년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에 이어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이란 제목의 신간이 출간됐는데요.

이번 신간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은 ‘너’뿐인 일터에서 ‘나’로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끝까지 지켜내야 할 품격과 존엄을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그려냅니다. 임금 체불에 맞서는 잡지 기자의 투쟁부터 신부 옆 투명 인간이 돼야 하는 웨딩 헬퍼의 고단함, 승진을 위해 서류의 빈칸을 위조해야 하는 공무원의 고뇌까지. 실제 노동 현장의 온도를 옮겨놓은 듯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담았죠. 특히 이번 신간은 실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월급사실주의 단편소설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을 포함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책,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을 통해 노동절로 시작된 연휴의 끝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전시 사랑의 기원

<사랑의 기원> 전경 [사진 제공=서울시립미술관]
<사랑의 기원> 전경 [사진 제공=서울시립미술관]

사랑의 제자리를 찾아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은 가장 흥미로운 주제로 여겨져 왔죠. 그런데 지능화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사람을 대면하는 시간보다 기계를 마주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일상을 살고 있는데요. 기술이 더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삶의 ‘환경’이 된 오늘날, 우리를 여전히 인간에게 하는 ‘사랑’의 자리를 묻는 전시가 관객을 만납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개관 20주년을 맞이해 기획전 <사랑의 기원(amor ex machina)> 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2026년 핵심 의제인 ‘창작’과 ‘기술’을 교차시키며 역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기술 문명 시대 속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데요. 

전시는 인간에게 문명을 줌과 동시에 고통을 가져다준 불의 발견과 같은 신화적 서사로 시작합니다. 이어 데이터로 환원되는 생명과 기억의 문제를 짚어보고 시스템에 포착되지 않는 소외된 존재들의 노동과 분투를 조명하는 등 기술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내죠. 특히 17명(팀)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영상·설치·조각 등 60여 점의 작품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관계의 의미를 다시 질문하게 합니다.

전시 기획 글에서 인상 깊은 문구가 있어 소개합니다. “(사랑은)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 그럼에도 다가가고, 돌보고 기대며, 상처 입을 가능성까지 품은 채 함께 머무는 일”이라며 “기술이 관계의 형태를 고쳐 쓰는 시대일수록, 사랑은 먼 곳의 관념이 아니라 삶을 지속시키는 구체적인 조건으로 다시 떠오른다”고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시 <사랑의 기원> 은 기계 장치가 우리 삶의 배경이 된 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회복해야 할 ‘인간적인 연결’과 ‘사랑의 실천적 가치’를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기계 장치의 시대에 우리가 되찾아야 할 사랑의 얼굴을 마주하는 전시 <사랑의 기원> 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오는 9월 6일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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