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부산 북갑 보궐선거가 여야와 무소속 대권주자가 맞붙는 3자 구도로 굳어지면서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후보 간 메시지 경쟁과 보수 진영 단일화 변수까지 겹치면서 선거 판세는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지역 연고성’ 논란을 정면 돌파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하 전 수석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 북구 만덕동 아파트 전세계약과 전입신고를 마쳤다고 밝히며 “이제 공식적으로 북구로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구를 미래 해양 AI 수도 부산의 심장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지역 밀착 이미지를 부각했다.
또한 그는 북구가 아닌 사상구 출신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하 전 수석은 4월 30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상구가 북구에서 분리되기 전 북구가 엄청 넓었고 제가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북구 괘법동’으로 찍혀 있었다”며 “95년도에 사상구로 분구가 됐는데 북구냐 사상구냐가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한 바 있다.
반면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공격에 집중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게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특별법안을 발의한 것을 정면 비판하며 “이 정도면 미친 겁니다”이라고 직격했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하정우 전 수석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에게만 집중 공세를 퍼붓는 전략에 대해 ‘정무 감각이 떨어진다. 선거 전략을 잘 못 잡고 있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전략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직접 상대인 하정우 전 수석의 약점을 파고들어 존재감을 키워야 할 시점에 지지율이 견고한 이재명 대통령만 겨냥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비효율적이다”라면서 “하 전 수석이 초반 지역구 적응을 하기 전에 기선제압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기회를 놓치고 남의 다리만 긁고 있다. 자신이 대권주자라는 것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이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데 오히려 스스로의 위상만 깎아내리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오는 4일 예비후보 등록, 7일 선거사무소 개소를 통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런데 최근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보수후보들의 단일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하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부산시 북갑 거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자 구도에서 하 전 수석은 30%, 박 전 장관은 25%, 한 전 대표는 24%로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 하 전 수석(64%), 보수층에서는 박 전 장관(46%)이 앞섰다. 한 전 대표는 모든 층에서 16~30%의 지지를 얻었다.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를 묻는 질문에는 찬성 39%, 반대 31%, 모름·무응답 29%로 팽팽했다.
보수 후보 단일화 찬성률이 반대를 앞서고 있고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단일화 찬성이 64%로 반대 28%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는 부산북갑 보궐선거는 보수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가 될 것임을 나타내는 전조로 읽힌다(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23.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하 전 수석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출마선언을 하기도 전에 이미 1위를 차지했고, 앞으로 하 전 수석이 민주당 조직을 총동원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할 경우 지지율이 더 우상향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전재수 의원이 3선을 하며 잘 닦아 놓은, 부산의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인 데다 여당 프리미엄으로 지역 개발 공약을 대거 발표하며 세몰이를 할 경우 기세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이영풍 전 KBS 기자 간 2인 경선을 통해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한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선을 그으며 보수 진영 분열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 전 대표로서는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무난하게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정우 전 수석이 지지율 1위의 바람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끌고 갈 것인지, 한동훈 전 대표는 언제쯤 ‘이재명 때리기’에서 ‘대 하정우 전선’으로 방향을 바꿀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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