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재보궐선거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자 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와 평택을 재선거, 울산시장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가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나서는 부산 북구갑의 경우에는 보수 진영 단일화가 관건이다. 지역 특성상 보수 표심이 분열될 경우 하 전 수석의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보수 진영 내에서는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5파전' 구도가 된 평택을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국민의힘 후보가 팽팽한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진보 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승리 가능성이 높지만 민주당과 혁신당 모두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울산시장은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 요구가 거세다. 어느 한쪽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양측 모두 단일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수 분열' 부산 북구갑…국힘-한동훈 손 잡을까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는 민주당에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는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과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간 단일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 상으로는 누구도 우세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부산광역시 북구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100%, 전화면접, 95% 신뢰 수준 ±4.4%p)에서 북구갑 재보궐 선거 출마자 3인에 대한 지지율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정우 30%, 박민식 전 장관 25%, 한동훈 24% 등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표심이 분리된다면 하 전 수석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에 보수 진영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지역 보수 중진 인사로 뽑히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과 김도읍 의원은 "이대로 가면 필패"라며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도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부산 북갑 지역은 야당의 단일화가 필수적인 곳"이라며 "건전한 보수의 미래를 위해 한동훈 전 대표가 승리하는 것이 순리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정치이고 선거이니, 조정(단일화)이 되리라 본다"며 "국힘은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다 소탐대실하는 어리석은 우를 또다시 범하지 않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일화가 된다고 해도 여야간 팽팽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BS 조사에서 보수 진영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가상 양자대결 결과는 하정우 35% vs 한동훈 32%로 집계됐다.
이에 한 전 대표측은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전 대표가 차기 대권까지 바라보고 있는 만큼 자력으로 당선되는 것이 보수 대표 주자 위치를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친한계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달 28일 YTN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는 3자 대결로 끝까지 간다라고 생각을 하지 단일화가 될 거라는 생각 하지 않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 역시 지난달 30일 KBS라디오에서 "저는 보수 재건의 동남풍을 일으키고 북구갑의 발전을 위해 출마한 것"이라며 "지금 거기에 집중해야지 단일화 같은 정치공학적 문제는 종속변수일 뿐"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한 전 대표와 '구원'이 있는만큼 한 전 대표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결국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팩트앤뷰'에 출연해 "한 전 대표와 단일화는 단일화 당사자 간 문제가 아니라 부산·울산·경남 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 문제다. 상수로 보고 가야 한다"며 "무조건 된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보수가 갈라지면 부산 북갑에서 우리가 낙승할 수 있다고 봤는데 갈라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면서 "하정우 전 청와대 AI수석이 부산 북갑에서 먹힌다고 자신하는 건 '만용'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큰코다치는 곳"이라고 경고했다.
'5파전' 평택을, 김용남-조국-김재연 단일화가 관건
평택을은 더불어민주당이 김용남 전 의원을 공천하면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유의동 전 국민의힘 의원,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이 맞붙는 다자 구도로 5파전 양상이 됐다.
범여권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조국 대표와 평택을에서만 3선을 지낸 유의동 전 의원,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대표 등 유력 인사들이 나서면서 선거 초반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곳 역시 현재 상태로는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레시안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평택을 유권자 7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100%, ARS, 95% 신뢰수준 ±3.7%p) 결과 조국 23.4%, 김용남 21.4%, 유의동 21.2%, 황교안 12.0%, 김재연 9.4% 등으로 나타났다.
즉, 어느 한쪽 진영에서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그만큼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김용남-김재연' 단일화 구도를 먼저 만든 뒤 조 대표에게 선택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될 경우 혁신당은 완주 명분과 범여권 승리 책임 사이에서 더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단일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
기존 의석수를 지켜야 하는 민주당과 당의 간판인 조 대표를 원내로 복귀시켜야 하는 혁신당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SBS라디오에서 "공천을 이미 결정한 상황에서 무슨 단일화를 이야기하겠느냐"며 "민주당 이름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남 전 의원도 지난달 2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가) 주목적이 돼 처음부터 그것을 논의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달 30일 '팩트앤뷰'에 출연해 "보통 단일화는 집권 여당이 굉장히 세가 클 때 거기에 대항하는 소수 야당들이 뭉치는 것"이라며 "거대 여당은 우리이기 때문에 단일화의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도 지난달 29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장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공천을 전제로 출마했기 때문에 당연히 민주당 후보와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며 "조국이 김용남 후보보다 대한민국과 평택 발전을 위해 더 낫다는 걸 입증할 의무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전략공천한 김 전 의원이 과거 '조국 저격수'로 활동한 만큼 화학적 결합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장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의원은)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라며 "정치적 노선의 급격한 변화, 상대방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들을 보여 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울산시장, 진보-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 촉구
울산시장 선거는 진보·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가 쟁점이다.
김상욱 민주당, 김두겸 국민의힘, 황명필 조국혁신당, 김종훈 진보당, 박맹우 무소속 후보 등 5자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김상욱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울산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100%, ARS, 95% 신뢰 수준 ±3.1%p)에서 김상욱 민주당 후보 40.3%,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 28.9%, 김종훈 진보당 후보 15.4%, 박맹우 무소속 후보 8.9%, 황명필 조국혁신당 후보 1.0%로 집계됐다.
하지만 김상욱 후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보 진영이 분열된 상황에서 현직 시장인 김두겸 후보가 박맹우 후보와 단일화를 한다면 승부를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김두겸 시장의 단수공천에 반발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울산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에 울산지역 보수 성향 시민단체는 김두겸 후보와 박맹우 후보간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2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 분열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김두겸 시장과 박맹우 전 시장은 즉각 단일화를 결단하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상황은 경쟁이 아니라 분열이며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며 "두 후보는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즉각 단일화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진보 진영에서도 단일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울산시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 전까지 울산시장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울산지역 3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내란청산·울산대전환 시민회의는 지난달 27일 정책협약·시장 후보 단일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시민회의에 따르면 이들 정당은 최근 실무협의체 회의를 통해 시민회의가 제안한 정책 이행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하고, 5월 13일 이전까지 시장 단일 후보를 선정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실무협의체는 다음 달 6일 정책협약식을 연 뒤 5월 11~12일 단일화 절차를 거쳐 13일까지 단일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단일화 범위와 세부 방식에 대해서는 정당 간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상욱 후보도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달 30일 중앙일보 정치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선거 승리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진보당이 울산에서 역할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제는 민주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거론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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