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이름을 되찾고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노동계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6 세계노동절대회'를 개최한다. 신고한 집회 인원은 1만5000명 규모다.
집회 이후 오후 4시부터는 세종대로사거리와 종로 일대를 거쳐 을지로와 시청광장 등을 순환하는 약 2.6㎞ 구간 행진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같은 날 여의대로에서 오후 1시 30분 사전집회를 연 뒤 오후 2시부터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한다. 신고 인원은 3만 명이다.
산별노조별 사전집회도 오후 1시부터 서울 곳곳에서 진행했다.
건설노조는 현대건설 앞, 금속노조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공무원노조는 동화면세점 앞, 백화점면세점노조는 롯데백화점 본점 앞, 언론노조는 서울시청 동편 등 도심 각지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노동절인 1일부터 2011년 창사 이후 첫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오는 5일까지 연차를 활용한 형태로 이어질 예정이며, 삼성그룹 내 임금 격차 해소를 사측에 요구하며 평균 14%의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첫 법정공휴일 된 노동절…도심 곳곳에서 노동계 집회
5월1일 노동절을 맞아 노동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노동권 확대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2026 세계 노동절대회'를 열고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등을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원청교섭·노동기본권 쟁취', '반전·평화 사회대개혁'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1000만 명이 넘는 기간제, 특수고용·플랫폼, 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겐 헌법의 노동삼권과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조직적, 전면적 투쟁으로 7월 총파업을 성사하고 원청 교섭을 쟁취하자"고 외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절이 이름을 되찾기까지 63년이 걸렸다. 마냥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오지는 못했다"며 "이 시간에도 불타버린 공장에서 쫓겨난 옵티칼 노동자, 해고된 세종호텔 노동자 등이 복직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국제 질서의 변화와 AI 도입에 따라 거대한 전환에 직면해 있다"며 "노동자에게 노동 기본권을 법과 제도로 보장하고,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자본의 공세에 맞설 수 있도록 힘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언론노조, 건설노조, 백면노조 등 가맹 산별노조들은 서울시청과 종각역, 안국역 등에서 오후 1시에 사전대회를 한 뒤 광화문역 인근 본대회에 합류했다.
집회 뒤에는 종각역-을지로입구역-한국은행-시청역을 지나 출발점인 광화문역까지 총 2.6㎞의 거리를 약 45분간 행진할 예정이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2시 여의대로 일대에서 '제136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주최했다.
참석자들은 "65세 정년 연장 지금 당장 응답하라", "무분별한 AI 도입 반대, 노동자 권리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노동을 근로라는 말로 바꿔 희생을 강요했던 시간을 지나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노동절이 법정공휴일이 됐지만 많은 노동자들은 오늘도 일터에 있다. 누군가는 여전히 쉬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AI 확산은 일자리를 바꾸고 있고, 기후 위기와 산업전환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우리는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노동이 배제된 변화를 거부한다"며 "노동이 배제되지 않고 함께 논의하고 함께 결정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주최 대회에는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자와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자도 참석해 함께 구호를 외쳤다.
삼성바이오 노조 "5일까지 총파업, 임금 14% 인상 요구"
사측 "가용 인력 총동원 피해 최소화"…6400억 손실 예상
한편 삼성그룹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창사 이래 첫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절과 주말,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휴일이 있어 4일 하루 연차를 활용한 파업 형태로 진행된다. 노조 조합원은 4000명으로 지난해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 5455명의 73%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중 절반인 2000여명이 전면 파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측이 전면 파업으로 인해 추산한 손실액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571억 원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6400억 원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그룹 내 임금 격차 해소'를 이유로 들며 구체적으로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임금 6.2%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최종적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다만 파업기간 중 별도의 단체 행동에 나서지는 않아 1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은 노조들이 내건 깃발만 있을 뿐 조용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차례 교섭을 이어왔지만 입장차를 유지했다.
지난달 30일 존 림 대표가 타운홀 미팅을 열고 임직원에게 직접 사과하며 인사제도의 공정성 강화와 인력 충원, 원활한 임단협 타결 등을 약속했지만 전면 파업을 막지 못했고, 같은 날 오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가 있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이번 파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바이오 업계 특성상 하나의 공정에 문제가 생기면 의약품 변질 가능성이 우려돼 품질 이상 여부와 관계없이 생산물을 전량 폐기하기 때문이다.
앞서 법원이 9개 공정 중 의약품 변질∙부패 방지 작업 등 마무리 공정 3개에 대해 파업을 제한하면서 관련 부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지만 사측은 3개 공정은 물론 세포 해동, 배양 등 전 공정이 오차 없이 제어돼야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바이오업계 특성상 휴일에도 공정이 유지되기 때문에 일정 근무 인원을 유지해야 하며, 가용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1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총파업은 단순 임금 문제가 아닌 경영진의 의사 결정 실패가 만든 사태"라며 "조정 결렬 이후 한 달 이상 실질 협상을 요구해 왔지만 회사는 책임 있는 제안 대신 가처분과 같은 법적 압박, 무차별적 연차 시기 변경권 통보, 파업 참석 여부 사전 확인, 손실 규모 앞세운 경고성 메시지 등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이상 충분한 경고가 있었지만 회사는 협상에 제대로 나서지 않아 파업 대응에도 실패했다"며 경영진의 비상대응 역량을 비판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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