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성과급 확대 요구와 총파업 예고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민 여론 역시 부정적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와 정부, 시장의 우려에 이어 일반 여론까지 돌아서면서 노조 요구의 적정성과 대응 방식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삼성전자 파업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노조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반면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 국민 10명 중 7명 “부적절”…전 연령·전 지역서 우세
이번 조사에서는 특정 계층이 아닌 전반적인 여론 흐름에서 부정 평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모든 권역에서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60%를 넘었고 광주·전라도 지역에서는 80.7%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도 60대(81.0%)를 비롯해 50대, 70세 이상, 40대, 20대, 30대 등 전 연령층에서 부정 의견이 우세했다.
이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닌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요인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따른 한국 반도체 산업 신뢰도 하락’이 3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협력사 연쇄 경영난 및 국내 경제 위축(25.9%),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18.0%), 주가 하락 및 투자자 피해(14.1%) 순이었다.
◆ “성과냐 부담이냐”…성과급 구조 논란
논란의 핵심은 성과급 요구 수준과 구조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기업의 재무 구조와 투자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인 구조인 만큼 이익을 고정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이 장기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학계 관계자는 “성과 분배 요구 자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방식이 기업의 투자 구조와 충돌할 경우 지속 가능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파업 카드에 커진 부담…산업 리스크로 확산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파업의 파급력’이다.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갈등이 단순 협상 단계를 넘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삼성전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수조 원 규모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 단순 기업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파업은 협상 수단이지만 그 파급력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강경 대신 대화”…해법 요구 커져
노사 갈등 해법에 대해서도 여론은 비교적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44.0%는 ‘노조의 강경 투쟁 자제 및 대화 중심 협상 전환’을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안으로 꼽았다. 이는 현재의 강경 대응 방식에 대한 부담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논란은 ‘성과 분배의 적정선’과 ‘협상 방식’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업계 전문가는 “성과급 문제는 단순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지속 가능성의 문제”라며 “노사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는 가운데 향후 협상 결과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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