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법정에서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사기”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머스크가 오픈AI와의 소송 과정에서 한 증언으로, 포춘은 이를 두고 머스크가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강한 불신을 드러낸 발언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3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18년 비영리 단체였던 오픈AI가 자금 조달을 위해 가상자산 공개(ICO)를 검토했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이에 “일부 가상자산은 가치가 있지만 대부분은 사기”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ICO는 기업이나 프로젝트가 자체 코인을 발행해 투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주식 발행과 비슷해 보이지만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사업 계획만 앞세운 채 자금을 끌어모으는 사례도 적지 않아 한때 시장의 혼란을 키운 대표적 방식으로 꼽혔다. 머스크의 이번 발언도 이런 시장의 불투명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픈AI와 머스크의 법정 공방은 단순히 가상자산을 둘러싼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머스크는 오픈AI 공동 창립자 가운데 한 명이지만, 이후 회사의 운영 방향과 영리화 문제를 놓고 줄곧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다. 이번 재판에서도 쟁점은 오픈AI가 초창기 비영리 조직의 성격에서 벗어나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성장 전략을 짰는지에 맞춰져 있다.
이와 관련해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머스크와는 다른 설명을 내놨다. 오픈AI 측은 “머스크는 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우리의 계획을 지지했으며, 오픈AI가 영리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오픈AI를 비판하는 머스크 역시 초기에는 보다 공격적인 자금 조달과 사업 확대 구상에 일정 부분 공감했다는 취지다.
머스크의 이번 증언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가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왔기 때문이다. 그는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특정 코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시장 가격을 흔드는 인물로 자주 거론돼 왔다. 그런 그가 법정에서 대다수 가상자산을 사기라고 표현한 점은 시장에 상징적인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한편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2023년 월드코인(WLD) 출범 당시 공동 설립자로 참여한 바 있다. 홍채 정보를 활용한 디지털 신원 인증과 가상자산 보상을 결합한 이 프로젝트는 출범 당시부터 기술 혁신과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엇갈렸다. 머스크의 발언은 이런 흐름과 맞물려 인공지능과 가상자산 업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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