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게오르크 바젤리츠(본명 한스게오르크 케른)가 30일(현지시간) 88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일간 벨트 등이 보도했다.
1938년 드레스덴 인근 마을 도이치바젤리츠에서 태어난 그는 동서독 분단 시절인 1958년 서베를린으로 망명해 미술 공부를 했다. 1961년 고향 지명을 넣어 이름을 바꿨다.
바젤리츠는 1963년 첫 개인전에 선보인 '양동이 속 거대한 밤'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뒤틀린 신체와 성적 묘사를 담은 이 작품은 전후 독일의 붕괴와 불안·억압을 도발적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외설 시비로 당국에 압수됐다.
바젤리츠는 1969년 '거꾸로 된 숲'을 시작으로 초대형 캔버스에 위아래가 뒤집히고 추상도 구상도 아닌 그림을 그렸다. 그는 "모든 독일 화가는 독일의 과거에 노이로제를 갖고 있다. 전쟁과 전쟁 이후, 무엇보다 동독에 대해서다. 이 모든 게 나를 심한 우울과 커다란 압박에 몰아넣었다. 내 그림들은 말하자면 전투와 같다"고 말했다.
작품 외적으로도 논쟁적 인물이었다. 동독 정권을 혐오한 그는 1977년 서독 현대미술전 카셀 도쿠멘타에 동독 작가들도 참가하게 되자 자기 작품을 철수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그림을 더 잘 그린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합리적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2022년에는 나치 당원이었던 화가 아돌프 치글러(1892∼1959)의 작품을 미술관에서 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나치 시대 미술 보전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그러면서도 나치 과거사에서 비롯한 독일인의 과도한 죄책감과 굴종적 태도를 조롱했다. 슈피겔은 "바젤리츠가 예술을 뒤집어 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1980년대 게르하르트 리히터, 안젤름 키퍼와 함께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독일 화가였다. 2004년에는 예술계 노벨상으로도 불리는 프리미엄 임페리얼상을 받았다. 말년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주해 살았고 독일 화가 엘케 바젤리츠와 사이에 아들 둘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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