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 한 마디에 정신병원행…학비 5만달러 사라져
케빈강 의장이 유학생 학비환불 보험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계기는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컨설팅해 미국으로 보낸 학생들로부터 쏟아진 긴급 연락이 출발점이었다.
“어학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학을 떠난 학생들은 표현에 한계가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면 교사가 양호실이나 상담으로 연결합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 학생들이 무심코 하는 ‘힘들어 죽겠다’는 말이 문제가 됩니다.”
미국에서 “죽고 싶다”는 표현은 즉각 정신과 입원 조치로 이어진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시작된 상황이 학업 중단으로 이어지고, 선납한 수만 달러의 학비는 공중으로 연기처럼 사라진다. 친구와 다툰 뒤 "다 쏴버리고 싶다"고 말한 학생이 즉시 퇴학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다.
엄격한 가디언(보호자) 제도 아래 부모가 직접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한다.
“제가 직접 학교와 화상 미팅을 하고, 때로는 현지에 가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느낀 건, 문제의 근본에 ‘학비환불 보험’의 부재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미국 사립학교 10%만 ‘학비환불보험’ 가능
케빈강 의장이 조사해 보니 미국 사립학교 가운데 학비환불보험(Tuition Refund Insurance)을 취급하는 곳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했다.
학생이 적응하지 못해도 학비가 묶이면 학부모가 쉽게 전학을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존 학비환불보험 역시 계약 주체가 학교여서 환급이 필요한 순간에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비자가 직접 학비환불보험에 가입해 필요할 때 직접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
수백 번의 이메일·줌 미팅으로 이룬 독점계약
학비환불보험의 필요성을 확신한 그에게는 한 가지 강점이 있었다. 지난 2019년 국내 보험대리점 라이선스(생명·화재·제3자보험)를 취득했던 것이다. 강 의장은 “보험 라이선스도 없는 사람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며 “보험대리점 라이선스로 미국 보험사들에게 전문가와 파트너로 인정받아 속깊은 협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햇수로 3년에 걸친 긴 교섭 끝에 케빈강 의장은 미국의 두 거대 보험사와 아시아·태평양 독점 홍보·마케팅 계약을 성사시켰다. 학비환불 보험의 언더라이터(인수·발행 맡는 측)는 미국 최대 보험그룹인 크롬포레스터(Cromforester), 건강보험은 미국 최고 의료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ited Healthcare)다.
유학생 학습권 보호의 혁명… “학비 2~3%면 충분”
학비환불 보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연간 학비의 약 2~3%를 보험료로 납부하면, 귀책 사유가 없을 경우 최대 50%, 의료적 사유 발생 시 잔여 학비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 항공 일정 변경 비용까지 일부 보전된다.
“매년 보험료를 내는 게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만큼 대비가 필요합니다. 다리가 부러져 몇 달 결석할 수도 있고, 언어 문제나 친구와의 갈등, 문화적 오해 등으로 하루 아침에 퇴학당할 수도 있지요.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학비환불 보험이 단순한 ‘환급 장치’를 넘어 학습권을 보호하는 수단이 된다는 점이다. 돈이 묶이면 아이가 학교와 맞지 않더라도 부모가 전학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313SPC의 무대는 한국에 머물지 않는다. 케빈강 의장은 이미 중국 칭다오에 ‘청도삼일삼교육과기유한공사(青岛叁壹叁教育科技有限公司)’를 세웠다. 조만간 인도에도 지사를 설립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학생 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강 의장은 이 사업이 가진 ‘외화 유입 효과’에도 주목한다. 아시아 각국 유학생이 해당 보험에 가입하면, 관련 마케팅 수익이 한국으로 유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는 “10개국에서 30만명이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매출은 무척 클 것”이라며 “에이전시에게 지급되는 달러가 모두 대한민국으로 들어오니 수출을 늘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유학원들이 외면한 빈자리 313SPC로 채워
그동안 유학생을 위한 이러한 서비스가 부재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업계 구조를 지적한다.
“유학원 입장에서는 학비환불 보험을 가입시켜도 얻는 이익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외국 학교로 보내면 그걸로 끝인 거죠. 그러니 20년 동안 이 시장에 아무도 뛰어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입이 의무로 되어 있는 건강보험에 대해서도 313SPC는 색다른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어차피 내야 하는 보험료를 313SPC를 통해 가입하면 일부를 현금성 혜택(머니백)으로 유학 당사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같은 건강보험을 가입하고도 15만~20만원을 아낄 수 있어요. 우리가 중간에서 보험료를 할인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처럼 313SPC는 유학 소비자에게 같은 비용으로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주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313SPC의 학비환불 보험·건강보험 홈페이지 런칭 소식은 벌써 유학 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막 론칭해 본격적인 마케팅도 하지 않았는데 몇몇 유학원 원장들에게서 온라인 홈페이지 개설된 것을 봤다고 연락이 왔어요. 시장이 벌써 들썩입니다.”
"아이들과 학부모의 눈물이 여기까지 이끌었죠"
철저한 시장 분석과 전략 뒤에는 분명한 동기가 있다. 낯선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과 막대한 비용 부담을 떠안은 학부모들에 대한 공감이다.
“돈 때문에 아이가 맞지 않는 학교를 억지로 다녀야 한다는 건, 생각해보면 엄청난 일이에요. 그런 압박이 마약으로, 탈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는 그 고리를 끊기 위해 3년간 수백 통의 이메일을 쓰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해외를 오갔다.
미국 유학생 학비환불 보험과 건강보험의 아시아 독점 에이전시 타이틀을 손에 쥔 313SPC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케빈강 의장이 그리고 있는 미래는 단순한 보험 사업이 아니다. 유학생과 학부모가 두려움 없이 해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안전망, 이름 그대로 ‘학생보호센터(Student Protection Center)’ 역할이다.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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