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시효 임박한 노동청 진정 사건까지 전수조사해 구속기소
(원주=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을 상습으로 체불해 수사받게 되자 공소시효가 완성될 때까지 도주하며 죗값을 치르지 않으려 한 50대 사업주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신영삼 부장검사)는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A씨를 지난 29일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근로자 총 5명의 임금과 퇴직금 약 9천100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근로계약서도 주지 않았다.
노동청이 2024년 1월 A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넘기자 A씨는 도주했다. 검찰은 A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기소중지 처분하고 지명수배를 내렸다.
2년 동안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의 수사는 이달 9일 '장문의 투서'로 급물살을 탔다.
A씨의 도피를 도운 채권자 B씨가 "A씨로부터 채무를 변제받지 못할 것 같다"는 장문의 투서에는 B씨가 A씨의 소재를 아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내용이 있었다.
검찰은 곧장 B씨를 불러 A씨가 B씨에게 도피를 교사한 사실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채권자인 B씨에게 "체포되면 빚을 갚지 못한다"며 주거지, 휴대전화, 사업자명의, 차량, 체크카드를 제공받고, B씨에게 검찰에서 자신의 소재를 모르는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도록 부추겼다.
투서를 접수한 지 나흘 만에 A씨를 체포한 검찰은 그를 구속했다.
수사 검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직접 참관해 A씨의 도주 후 체포 경위와 임금체불 사건의 중대성 등 구속 사유를 적극적으로 소명했다.
구속 이후에는 A씨를 대상으로 노동청에 제기된 진정 사건 88건을 전수조사해 근로자 4명에게 임금 약 5천400만원을 미지급한 사건이 단순히 행정 종결되었음을 확인하고, 해당 사건들까지 모두 추가해 재판에 넘겼다.
형사소송법상 임금체불 사건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추가 입건한 사건들 가운데에는 공소시효를 불과 3개월 남긴 사건도 있었다.
검찰은 A씨의 도피를 도운 B씨 역시 범인도피죄로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적극적인 보완 수사 끝에 A씨가 채권변제를 빌미로 범인도피를 교사한 사실을 밝혀내고, 단순히 행정 종결로 종결되어 버린 임금체불 사건을 신속히 기소하고, 수사가 중지된 총 17건의 근로기준법 위반 및 사기 사건을 일제히 재기하도록 담당 수사 관서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적극적인 보완 수사와 노동청에 대한 면밀한 사법 통제를 통해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임금체불 사범을 엄단하고,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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