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미용사 유민서 씨는 각각 5명 미만의 직원을 고용한 두 미용실을 오가고 원장의 지시를 받으며, 사업소득세 3.3%를 떼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일했다. 유 씨가 근로기준법에 보장된 휴게시간이라도 지켜달라고 항의하자 원장은 '싸가지가 없다'며 그를 해고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노동위원회는 원장이 운영한 두 미용실은 인사이동이 보여주듯 하나의 사업으로 운영됐기에 5인 이상 사업장으로 봐야 하고, 직원과 원장 사이에 종속관계가 인정된다며 유 씨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복직 이후에는 괴롭힘이 이어졌다.
노동단체와 진보정당이 가짜 3.3 고용,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등 위법행위로 어려움을 겪은 20대 노동자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적 특별근로감독 시행과 위장방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노노모) 노동자성연구분과·입법연구분과, 정의당 비상구, 플랫폼노동희망찾기는 30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를 향해 이같이 밝혔다.
가짜 3.3 고용은 실제로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아야 할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신고하는 위법행위다. 사업소득세율이 3.3%라는 점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은 사업장 쪼개기, 거짓 신고 등을 통해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을 5인 미만으로 위장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면 연차휴가, 가산수당, 부당해고 등 근기법 일부 조항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에게 공정수당을 주자고 했다. 적용대상은 14만 명 정도일 것"이라며 가짜 3,3 고용, 가짜 프리랜서 계약 등 노동자인데도 노동자로 분류되지 못한 노동자는 "870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에 노동 현장의 불합리를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870만 명을 위한 제도는 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짜 3.3 고용 가능성이 높은 "지역별 핵심 업종 도출 및 유형 별 분류에 기초해 지역별 감독 전략을 세워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노노모 소속 하은성 노무사는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함께 '무늬만 프리랜서·5인 미만 위장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의 골자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할 의도로 고용관계나 사업장 규모를 왜곡해 신고한 사업자에게 영업이익의 일정비율 혹은 체불한 임금의 3배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 노무사는 이런 법을 만들어야 "사업주들이 벌금 100만 원 내고, 임금체불로 1000만 원 버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짜 3.3 고용,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때문에 피해를 입은 20대 노동자 3명이 회견에 참석했다. 대부분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에서 이와 관련한 노동위원회 조사가 허술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 강남 애견미용샵에서 일한 김하영 씨(가명)도 "원장이 정한 대로 주 40시간 130만 원을 받고 일했다"며 "그러나 원장은 부당해고 구제신청 심판 자리에서 자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모두 프리랜서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장의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지도 않고 받아들였다"며 재조사를 촉구했다.
대구에서 온 강진수 씨(가명)도 "제가 일하는 미용실에서는 한 인물이 여러 매장을 총괄하며 근무 전반을 직접 지시하고 관리했다"며 "그런데도 노동청은 각 매장의 서류상 대표가 다르다는 이유로 제가 일하던 곳이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주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이어 "형식이 아닌 실질에 따른 지휘·감독 관계를 기준으로 한 재조사를 요구한다"고 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도 이날 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최근 이 대통령이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불법을 통해 돈 버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한다"며 "그런데 왜 노동 영역에는 그 말이 적용되지 않나. 정부는 편법과 불법으로 노동자를 착취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관행을 근절할 방안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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