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자주 국방과 전시작권통제권 전환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동맹관련 외교 국방문제에서 충돌음이 속출하고 있다. 주로 미국이 상궤에서 벗어나는 식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환경 속에서 한미동맹이 구조적 변화를 겪거나 앞두고 있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이후에 대비하는 미국의 노림수로 읽힌다.
최근 미국은 전작권 전환과 맞물려 있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유엔사의 DMZ 관할권, 북한 핵 관련 정보 등에 대해 적극적인 방식으로 주장이나 대안 등을 내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주한미군 사령관, 유엔사 부사령관 등을 앞세워 한국 정부와 맞장 뜨는 식의 태도를 취하거나 정보를 공개하는 외교적 관행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관의 무례한 태도 뒤에 숨은 노림수
전작권 시기나 DMZ 관할권 등은 한미 정부간 협의 사항에 속하는 것인데도 일개 군 사령관의 입을 통해 한국 정부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갑의 위상으로 전작권 이후를 대비한 한미동맹의 수정, 즉 동맹 선진화 작업을 주도하려는 복선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장관의 북핵 관련 발언의 경우 이 대통령이 문제가 없다고 교통정리하고 일 년 전 정 장관 청문회 때 행한 발언이면서 국제전략연구소 자료 등에서 확인되는 것이라고 해명하는데 주한미군은 정부 간 비밀사항이라는 점을 앞세워 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 또한 한미 국방부처 차원에서 조정할 문제인데도 미군 사령관이 한국정부에 대드는 식이라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 미국 정당과
흡사한 국적을 의심케 하는 태도나 일부 진보매체조차 미국 정부에 답변이 뻔한 질의서를 보내는 방식도 성숙치 못한 것이란 비판을 자초한다.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 정부와 맞장 뜨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부적절한 현상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그것은 전작권 전환이후를 대비해 한미간에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한미동맹을 미국에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미국은 전작권을 한국군 장성이 행사하게 될 경우에도 한미동맹은 현재와 같이 불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주한미군 사령관이나 유엔사 부사령관 등을 동원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필리핀과 일본, 나토 회원국과 맺고 있는 군사협정, 조약과 같이 평등한 주권국간의 군사관계를 미래의 한미동맹에서 배제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군사동맹은 해당국가의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돼
군사동맹은 1,2차 세계 대전 등에서 들어난 것처럼 관련국가간에 이해관계가 상이할 경우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이익으로 타협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심할 경우 동맹이 파기되기도 하는데 몇 년 전 아프칸에서 미국이 나토 회원국과 사전협의 없이 강행한 미군철수가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다. 민주정부 체제에서는 선거로 정권이 결정되기 때문에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동맹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전작권 전환이후 한미동맹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미국이 지난 70 여 년 간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누려온 기득권을 살피면 분명해진다. 그 기득권은 ① 주한미군의 현 위상, 즉 치외법권적 특권을 보장받으면서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고 ②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미군 단독 작전을 비밀리에 수행하는 역할을 지속하고 ③ 유엔사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각 군사동맹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위의 3가지 가운데 ①은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미군의 한국 주둔을 권리로 규정)와 노무현 정부 시절 합의한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유지하면 가능하고 ②는 주한미군의 기지와 활동을 미국법에 의해 비밀로 분류하고 한국 정부도 그것에 동의한 SOFA 3,28조를 유지하면 가능하다. ③은 미국이 정전협정이후 한미상호방위조약, 미일안보조약, 유엔사 후방기지에 관한 미일협정으로 만들어 유지되고 있으며 그 목적은 북한, 중국 등과 전쟁 발생 시 가동할 다국적 동원시스템이다. 유엔사는 알려진 바와 같이 유엔과는 무관한 미국 정부의 직적 지휘를 받는 군사 시스템이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사령관 모자 세 개를 쓰고 있는 것은 주한미군으로 미국이 얻고 있는 군사적 이익이 그만큼 크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익가운데 한국 정부도 미국의 비밀주의에 동의해 한국민이 70여 년 간 모르고 지내고 있는 것은 세계전략 SIOP와 OPLAN 8800 등이다.
주한미군은 냉전시대 이래 북한 방어를 앞세우면서 중국과 소련, 러시아를 상대로 한 세계전략 SIOP와 OPLAN 8800 등을 수행해 미본토를 수호하는 작전을 수행, 미국에 엄청난 전략적 이익을 주는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카터, 트럼프 등이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다 중단한 것은 바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역할 때문이었다.
주한미군은 중국, 러시아가 미 본토를 전략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 본토에서 방어하는 것보다 30분 이상 방어시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회가 주한미군 감축을 어렵게 하는 법을 만드는 이유가 바로 이 점을 중시한 결과이다. 또한 남북 분단 상태 유지는 주한미군의 주둔에 필요한 필수조건의 하나로 꼽고 있다. 미국이 남북한 교류협력에 제동을 자주 걸어온 이유는 바로 미 국익을 위한 조치였다.
최근 트럼프가 북한을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서 미국 조야는 북한을 선제공격 대상에서 제외하고 북한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란 공격과 같은 일이 북한에 행해질 경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 본토를 향해 발사될 것을 염려한 결과다.
한미동맹의 불평등 관계는 위에서 본 것처럼 거미줄처럼 뒤얽힌 조약과 협정 등으로 치밀하게 얽혀져 있다. 그것은 마치 점령국과 피점령국의 관계로 보일 정도로 정상적인 것에서 벗어나 있다. 그렇게 된 것은 한미 정부간 합의에 의해 이뤄졌다는 형식을 갖췄지만 2차 대전 종전이후 미군이 점령군으로 남한에 진주한 뒤 미국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미국익 추구에 맞춰져 있었고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주한미군의 중국, 러시아에 대한 비밀작전은 국제법적으로 볼 때 문제가 적지 않다. 주한미군이 대만에 출병해 전투를 벌일 경우 중국은 한국에 대해 책임을 묻게 되는 것은 물론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한국이 공격 대상이 된다. 이런 점을 정부가 국민에게알리지않는 것은 국민의 헌법적 주권을 짓밟는 직무유기다. 이제는 이재명 정부가 국민에게 밝히는 것이 정답이다.
한미의 외교국방문제에 대한 대처 차이
미국은 자국 이익을 최우선하는 방향으로 외교국방 정책을 국민의 알 권리와 의회·언론의 검증을 전제로 하는 공개적 토론 방식으로 다룬다. 하지만 한국은 같은 문제를 정부관계부처의 내부 결정 사안으로 보고 쉬쉬하는 태도로 대처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국방력이 세계 5위이며 반도체, 조선, K-문화 등에서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어 국익을 위한 당당한 대처가 필요한데도 60~70년대의 피 원조국 열등의식에 젖어 있는 형국이다.
외교 국방 문제의 경우 '국익·기밀 보호'와 '국민의 알 권리'의 균형을 맞추는 시각이 요구되지만 한미동맹의 경우 국민의 생사나 행복문제와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의 정보 공개 범위는 너무 제한적이다. 이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안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면서 심화된 정부의 비밀주의 관행의 한 형태로, 새 정부에서도 아직까지 여전한 형편이다.
한미 안보 협의나 동맹 조정 과정도 두 나라의 차이가 크다. 미국이 먼저 공개 자료를 내놓거나 선제 제안을 하는 식인데 비해, 한국은 대체로 그 결과를 보고 그에 대한 반응을 제한적으로만 내보이는 수동적 자세를 취한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부터 수십 년 간 굳어진 부정적 관행이 시정되지 않고 있다. 언론이나 학계도 주로 미국의 소리, 동향만을 주로 소개할 뿐 한국적 시각에서의 시시비비는 거의 하지 않는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와 정책의 투명한 민주적 검증 측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은 한미 외교·국방 사안(예: 국방·외교장관 2+2 회의, 방위비분담, 전략문서, 군사훈련 계획 등)을 두고, 합동성명, 브리핑, 정책선언, 하원·상원 청문회 자료 등을 통해 정책 내용과 논거를 먼저 공개하는 패턴이 강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 관료뿐 아니라 군·국방부·국무부 출신 전문가들이 언론 기고, 인터뷰, 싱크탱크 세미나 등을 통해 정책의 필요성과 제약을 설명하며, 정책 자체가 공개 토론의 대상이 된다.
반면 한국은 한미 외교국방 문제에서 외교·안보 부처는 "국익, 기밀 보호"라는 이유로 정보를 최소화하거나, 발표에서 내용 축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기밀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알 권리와 비밀주의 사이의 균형이 문제가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외교안보에서는 여야 차이가 있을 수 없는 것인데도 자주국방이나 남북한 교류협력 정책에 대해 냉전시대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특히 신세대에게 자랑스럽고, 평화통일의 교두보가 마련된 조국을 넘겨주어야 할 책무가 기성세대에게 있다는 점에서 대오 각성이 요구된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등에 초연한 대처해야
미국이 최근 독일주재 미군 축소 방침을 밝히자 한국 정치권과 언론은 '주한미군은 어떻게 되나?'라는 식의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주한미군 감축 소리만 나오면 호떡집 불난 것 같은 반응이 조건반사처럼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해외 파병, 주둔 문제에 대해 고려하는 것은 미 국익이지 현지의 평화나 정의 수립 등이 아니다. 이는 미국 대통령 훈령 PDD-25에 나와 있다.
한국이 매달린다 해서 주한미군이 남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런 점을 한국 정치, 언론은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는 최근 미국이 유엔 분담금 납부와 관련해 비용 절감과 함께 평화유지 임무 축소 등 구체적인 변화 조치를 요구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국제 개발 관련 미 독립 언론인 '데벡스'(Devex)가 보도한, 미국이 유엔에 2026년 말까지 이행을 요구한 9가지 개혁조치 속에 이런 내용이 보도됐다. 미국은 유엔이 "오랫동안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온 평화유지 임무를 10% 감축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이다.
한국 정치권이나 언론은 이제 성숙해져야 한다. 외국군에게 전작권을 넘겨준 나라는 21세기에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의 지난 70여 년 간 한반도 정책은 주한미군이 중국, 러시아 등을 상대로 세계전략을 수행해 미본토를 수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가 향후 주한미군 주둔 여부에 대해서는 미 국익을 최우선해서 결정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미국 법치가 그렇다.
이제는 주한미군에 대해 객관적으로 살펴야 한다. 주한미군이 정전협정이후 1980년대 말까지 전술핵무기를 최대 1천기까지 보유했던 것은 중국과 소련을 겨냥한 것이었다. 당시 북한에 핵이 없었는데 다량의 핵무기를 배치한 것이다. 주한미군이 북한만을 겨냥했다면 미국의 군 운용지침에 위배된 것이다. 이런 점을 잘 살펴 미국이 향후 중국에 대한 군사적인 포외, 압박을 강화하면서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까지 동원하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경북 성주 사드기지 등은 중국과 러시아 일부 지역의 정찰 감시에 이용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러합동군사훈련이 정례화 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이런 저런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 추이를 십분 고려해야한다. 동시에 미국이 필리핀, 일본, 나토회원국간의 조약, 협정 등을 맺을 때 전제한 주권국가간의 대등한 군사협력관계를 한미동맹에도 도입하는 것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고승우
언론사회학박사
한미일연구소 상임대표
미디어오늘 논설실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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