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 | 플레이 로그①] ‘풀템’ 5060 vs ‘노템’ 2030…불공정한 게임의 끝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청년 정치 | 플레이 로그①] ‘풀템’ 5060 vs ‘노템’ 2030…불공정한 게임의 끝은?

투데이신문 2026-04-30 17:41:47 신고

3줄요약

한국 정치는 청년들에게 ‘만렙’ 플레이어들의 전쟁터에 홀로 던져진 ‘뉴비(Newbie)’와도 같다. 수십 년에 걸쳐 다져온 견고한 조직과 막대한 자금, 촘촘한 인맥이라는 ‘전설급 아이템’을 풀 장착한 기성 정치인들 사이에서 청년들은 기본 장비조차 없이 맨몸으로 뛰어드는 신생 캐릭터다.

그럼에도 이 게임에 접속하는 청년들이 있다. 새로운 정치 플랫폼과 시민 네트워크를 장비 삼아 자신만의 진입로를 개척하는 이들에게, 오는 6·3 지방선거는 첫 실전 서버다.

출마 결심은 첫 튜토리얼, 후보 준비는 전략 설계 구간, 공천은 통과 못 하면 즉시 탈락하는 관문 스테이지, 선거는 자원과 조직이 동시에 요구되는 최종 레이드(Raid)다. 각 단계마다 넘어야 할 미션이 있고, 게임 오버를 부르는 실패 조건이 존재한다.

〈투데이신문〉은 초당적 비영리 정치 스타트업 ‘뉴웨이즈(NEWWAYS)’와 함께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청년 정치라는 난이도 최상 게임의 플레이 기록을 따라가 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출처=Chat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출처=ChatGPT]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정치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2030 세대 청년 정치인의 원내외 진입 시도가 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의 청년층을 대변하기엔 그 수와 영향력이 여전히 ‘임계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을 위한 정책과 제도의 필요성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정작 이를 설계하고 추진해야 할 당사자들은 여전히 배제돼 있다. 이는 과소대표를 넘어 청년의 목소리가 입법과 행정으로 실질화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로 이어진다.

숫자는 늘었지만, 승자는 여전히 ‘5060’

청년 정치인의 진입은 확대됐지만 실제 권력의 중심은 여전히 5060세대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회부터 단체장, 국회까지 이어지는 정치 구조 전반에서 세대 불균형이 고착화되면서 청년 정치 성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2030세대 당선인은 416명으로, 제7회 지방선거(238명)보다 178명 늘었다. 당선인 비율 역시 5.9%에서 10.1%로 상승했다. 

그러나 구조를 들여다보면 한계가 분명하다. 광역 단위 지역구 의원 779명 가운데 50대가 347명, 60대가 225명으로 두 연령대만 572명에 달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20대는 12명(1.5%), 30대는 55명(7.1%)에 그친다.

기초의회 역시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기초 단위 지역구 의원 2601명 가운데 50대가 1122명(43.1%), 60대가 667명(25.6%)이었다. 반면 20대는 54명(2.1%), 30대는 231명(8.9%)에 그친다. 청년 정치가 ‘진입’에는 일부 성과를 냈지만, 의회 권력의 중심은 여전히 5060세대가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광역·기초자치단체장에서도 청년 부재는 뚜렷하다. 17명의 광역단체장 중 40세 이하 청년은 전무하며, 50대 6명(35.3%)·60대 11명(64.7%)이 전원을 차지한다. 기초단체장 역시 226명 중 40세 이하 청년 단체장은 단 한 명도 없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상황이 더욱 정체돼 있다. 2024년 제22대 총선 당선인의 평균 연령은 56.3세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50명(50.0%)으로 가장 많고, 60대가 100명(33.3%)으로 뒤를 이었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83.3%에 달한다. 반면 30대 당선인은 14명(4.7%)에 그쳤고, 20대 당선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자료 출처= 뉴웨이즈/ 이미지 출처=Chat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자료 출처= 뉴웨이즈/ 이미지 출처=ChatGPT] 

현재의 정치 지형은 전 세대가 맞붙는 ‘서바이벌’에 가깝다. 이 경쟁은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자본과 경험이 축적된 기성 세대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오랜 기간 형성된 자금과 조직, 인맥을 갖춘 기존 정치인들과 달리 기반이 부족한 청년 후보는 출발선부터 격차를 안고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한국 정치에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출마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게임에 비유하면 공략집도, 기본 장비도 없이 던져지는 ‘고난도 게임’에 가깝다. 청년 정치 진입 과정은 ‘결심–후보 준비–출마–당선’으로 이어지는 단계 구조를 갖지만 실제로는 각 단계마다 서로 다른 장벽이 작동하는 연속된 관문에 가깝다.

스테이지1: 나머지 인생의 건 ‘결심’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관문은 ‘결심’이다. 청년들이 이 단계에서 마주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생존 문제다. 정치 도전은 기존 커리어의 중단을 전제로 하며, 낙선 시 곧바로 경력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정적인 소득이나 보상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출마 결심은 사실상 인생을 건 ‘올인’에 가깝다.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투입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자원이 부족한 청년에게 정치 진입은 시작부터 높은 허들을 요구한다.

스테이지2:  지름길 없는 ‘후보 준비’

결심 이후의 ‘후보 준비’ 단계는 정보의 부재와 싸움이다. 일반적인 취업과 달리 정치 진입에는 명확한 로드맵이 없다.

정당 활동을 시작해도 공천과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고, 필요한 역량과 네트워크 역시 개인이 스스로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은 ‘각자도생’ 방식으로 정치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

스테이지3:   공천·자금의 벽 ‘출마’

실제 ‘출마’ 단계에 들어서면 장벽은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큰 변수는 공천이다. 각 정당이 청년 유입 확대를 위해 가산점 부여, 청년 비례 확대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공천 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역 조직과 당협위원장의 영향력이 큰 구조 속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인맥과 기존 활동 이력이 우선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천의 문턱을 넘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쟁이자 불확실한 게임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비용 문제까지 더해진다. 기탁금, 선거 사무실 운영비, 홍보물 제작비 등 수천만원에 달하는 선거 비용은 청년들에게 치명적인 부담이다. 일정 득표율을 넘기지 못하면 비용 보전도 어렵다. 결국 ‘출마’는 결심보다 더 큰 재정적 리스크를 동반한 선택으로 작동한다.

스테이지4:  기득권 격차 경쟁 끝 ‘당선’

출마 이후 ‘당선’ 단계는 개인의 역량을 넘어 구조적 격차와의 싸움이다. 정치에서 ‘솔로 플레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지역 기반 조직과 지지 네트워크는 필수 조건에 가깝다.

문제는 자원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경쟁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다. 기성 정치인은 축적된 기반을 활용하는 반면 청년 후보는 진입과 동시에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선거라도 경쟁의 조건은 애초부터 다르게 설정돼 있다

결과적으로 당선 과정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풀템’을 갖춘 기득권과 ‘노템’ 상태의 청년이 맞붙는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진행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자료 출처= 뉴웨이즈/ 이미지 출처=Chat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이미지 출처=ChatGPT] 

‘이중 장벽’에 갇힌 청년 정치 

이 같은 현실은 청년 정치의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최근 정당 가입 및 피선거권 연령 하향 등 제도적 변화가 이뤄졌지만 청년 정치 진입은 여전히 개인의 역량과 선택에 의존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5060 기성세대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청년 후보는 ‘이중 장벽’에 놓여 있는 셈이다.

청년 정치인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뉴웨이즈 관계자는 “결심이 있어도 정보가 부족하면 멈추고, 준비가 돼도 세력이 없으면 나아갈 수 없다”며 “선거 자금 부담이 출마 자체를 좌절시키는 구조는 여전히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결국 청년 정치의 핵심 과제는 ‘젊은 인물 부족’이 아니라 ‘진입 구조 개선’이다. 정치가 특정 세대의 전유물로 고착되지 않으려면 공천 구조와 선거 비용, 정치 관행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

그럼에도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정치에 도전하는 청년들은 존재한다. 본보는 이번 기획을 통해 이들의 ‘플레이 로그’를 기록하며, 후보 준비와 출마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을 4단계(결심–후보 준비–출마–당선)로 나눠 짚어볼 예정이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