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한 어묵 제조업체의 밀키트 제품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혼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자 판매사 측의 별도 설명이나 재발 방지 안내조차 없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대응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는 지난 29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물이 뾰족하고 크기도 커서 모르고 먹었다면 다칠 수도 있었다”며 “형식적인 조치로 마무리되기보다 업체가 경각심을 갖고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1일 자녀들과 함께 식사하기 위해 어묵 제조·판매업체 B사의 ‘김치우동전골’ 밀키트를 조리하던 중 초록색 물체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대파라고 생각했으나 잠시 뒤 다시 확인한 결과 딱딱한 플라스틱 조각이었다.
그는 집에서 같은 색상의 조리도구를 사용하지 않아 제품 내 이물 혼입으로 의심했고, 휴일이 지난 뒤 곧바로 식약처에 신고했다. 조사를 마친 식약처 관계자는 A씨에게 “제조 공정 점검 결과 해당 이물은 국물 베이스를 생산하는 협력업체 제조 공정에서 플라스틱 상자의 파손으로 혼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 사실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행정 처분 여부를 검토하도록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동일 제조일 제품에서 추가 신고 등은 확인되지 않은 데다, 다발성 혼입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제품 회수 조치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사안에 대한 B사 측의 응대 방식이다. A씨가 함께 제공한 녹취에 따르면 B사 관계자는 “식약처 신고를 원하시면 저희 쪽에서 진행할 수 있는 건 따로 없다”며 이후 처분 내용 등은 관할 지자체를 통해 전달받으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통화 이후로는 재발 방지 계획 등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딱히 금전적 보상을 받고 싶어 신고한 것은 아니”라며 “다행히 이번에는 다친 사람이 없었지만, 향후 관리 부실이 지속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 이물 등이 혼입된다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받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해당 협력업체는 소스나 국물 베이스를 제조해 납품하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위생 문제에 대해 시정 내용을 알 수 없다면 계속 불안할 것 같다”며 “구매 당시에는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마크를 통해 위생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의심 없이 구매했다”고 토로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협력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14년부터 HACCP 인증을 받아 식품 안전성을 확보했다. HACCP는 식품 제조공정의 생물학적·화학적·물리적 위해요소를 분석해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적 안전관리 체계로, 3년마다 갱신심사를 받아야 하며 연 1~2회 사후 관리 심사도 진행된다.
식약처 지침상 HACCP 인증업체는 과거 이물 발생 이력과 혼입 경로에 대한 개선 사항을 관리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이에 비춰보면 이번 사안은 향후 HACCP 사후 관리나 재인증 과정에서 관리 계획 개정 여부, 파손 도구 관리, 개선 조치 기록 등이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게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날카로워서 잘못 씹었다면 잇몸이 크게 상했을 듯” “해당 어묵 제품 자주 먹었는데 충격이다” “이런 건은 관련 부처에 신고하는 게 당연하다” “인증받은 업체들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점검해야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어묵 제조업체에서 약 7년간 근무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보통 공장은 출고 후에도 검사 장비가 따로 있어 저 정도 크기의 이물이 걸러지지 않은 경위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협력업체 생산 제품이라도 소비자는 제품 전면에 표시된 상표를 기준으로 구매하는 만큼, 판매 주체가 품질관리와 사후 대응 책임에서 자유롭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개별 안내가 법적 의무는 아니더라도, 대응이 미흡할 경우 소비자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관할 보건소 식품위생과 관계자는 30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업체가 소비자에게 별도로 설명해야 하는 행정상 절차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며 “소비자에게 공식 사과나 재발 방지 계획을 안내하는 경우는 자율적인 소비자 신뢰 관리 차원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해당 제조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처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처분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식품위생법상 플라스틱 이물 혼입의 경우 1차 위반은 시정명령 대상이며, 동일 위반으로 재적발되면 2차는 해당 품목 제조 정지 5일, 3차는 10일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요시사>는 이날 B사 측에도 소비자 응대가 늦어진 이유와 품질관리 책임,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B사 품질팀 담당자는 “먼저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식약처 조사가 진행되면 관련 답변은 행정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데, 조사 결과 공문이 이날 도착해 고객에게도 원인과 재발 방지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어묵, 우동면, 김치소스 등이 합포장되는 과정에서 김치소스에 이물이 혼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식약처 조사 이후 제조사에서도 위생관리 보완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B사 측도 향후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협력업체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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