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바르셀로나서 출항…지난해 10월엔 툰베리 압송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김아람 기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국제 구호선단을 차단하고 활동가들을 대거 붙잡았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 해군은 지난 밤 사이 이스라엘 본토에서 수백 해리 떨어진 그리스 크레타섬 인근 해역에서 '글로벌 수무드 플로틸라' 소속 선박 58척 중 21척을 전격 나포했다.
해군은 나머지 선박들에 대해서도 항로를 변경하지 않을 경우 추가 나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도 엑스(X)를 통해 20여 척의 선박과 활동가 약 175명을 붙잡아 이스라엘 본토로 압송 중이라고 밝혔다.
외무부는 붙잡힌 활동가들이 이스라엘 함정 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활동가들이 넓은 선실에서 재주를 넘거나 인간 탑 쌓기 등 놀이는 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또 외무부는 선박 중 한 곳에서 콘돔과 마약이 발견되었다는 주장과 함께 '의료 구호'라는 제목이 붙은 영상도 게시했다.
활동가 단체는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는 위험하고 전례 없는 긴장 고조 행위"라며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600마일(약 965km) 넘게 떨어진 지중해 한복판에서 민간인을 납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선단 나포를 해적 행위로 규정하면서 "가자지구 주민이 처한 인도적 재앙에 주목하려는 구호 선단을 공격함으로써 이스라엘은 인도적 원칙과 국제법을 다시 한번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구호 선단은 이스라엘의 봉쇄를 뚫고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 1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항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선박 39척이 출항하며, 의료 지원품 등을 선박들이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활동가 사이프 아부케샤크는 출항 전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번 임무는 구호 단체들이 (가자지구에) 도착할 수 있도록 인도적 통로를 개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활동가들은 이스라엘의 육로 봉쇄로 아사 위기에 놓인 주민들에게 구호물자를 보내려 해상 진입을 시도해왔다.
지난해 6월과 7월에 구호선단을 띄웠으며, 10월에는 글로벌수무드함대'(GSF)라는 이름으로 선박 40여척을 가자지구로 보냈다.
하지만 번번이 이스라엘 봉쇄에 가로막혔고 이스라엘군에 붙잡힌 뒤 추방되기를 반복했다.
작년 10월 출항한 GSF 선단에는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 500여명이 탔으며, 이스라엘군은 구호 선박을 나포한 뒤 이들을 자국으로 압송했다.
GSF에는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씨도 탑승했으며 김씨도 이스라엘군에 구금됐다 풀려났다.
현재 가자지구는 6개월간의 불안정한 휴전 상태에 있으며,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휴전 기간 중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79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주민 약 200만 명은 여전히 폐허 속에서 식량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구호품 반입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단 한 곳의 접경지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선단 항해는 이란 전쟁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가자의 위기를 다시 환기시키기 위해서라고 활동가들은 주장한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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