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만난 한 자영업자는 이번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일꾼'을 뽑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포함해 대다수 부산 사람들이 일을 잘하는 사람에 표를 던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만덕동은 이번에 열리는 재보궐선거 중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북갑에 속한 동네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만덕동으로 이사하면서 출마를 공식화했고, 30일에는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아직 이 지역 내세울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지만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최근에는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내리 3번 당선됐다. 2년 전 총선에서는 부산 내 지역구 18곳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이 승리한 곳이기도 하다. 정치적 색채가 비교적 옅고 인물을 보고 뽑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주경제가 북구 일대를 취재한 결과 하 전 수석은 이 지역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약점으로 분석됐다. 청와대에서 국가 인공지능(AI)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더라도 이 지역에서는 이름과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AI 전문가'가 얼마나 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만덕동에 거주하는 한 80대 여성은 "하 전 수석은 뉴스에서 봤는데 뭐 하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주변에서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만덕동에서 만난 최모 씨(80)도 "언론에서 대단한 사람이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AI 수석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제일 먼저 북구에 입성해 구포시장을 중심으로 탄탄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그가 구포시장을 방문할 때마다 지지자들이 몰려와 시장 매출이 상승하는 현상은 한 전 대표를 시장에서 환영받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구포시장 내 과일가게 사장 서모 씨(60대·여)는 "한 전 대표가 올 때마다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며 "우리 같은 장사꾼들은 매출을 올려주는데 안 좋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포시장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짓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타 지역에서도 '한방'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과거 이 지역에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장관은 아직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출사표를 던진 뒤 지역을 누비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2년 전 총선에서 그가 부산 북갑이 아닌 서울 강서구 후보로 나섰던 것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은 "다른 곳에 갔다 온 박 전 장관은 한 전 대표에게 배신자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자신을 북구 주민이라고 밝힌 40대 여성도 "낙선했다고 다른 지역에 갔다가 지금 돌아오는 건 속 보이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만덕동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 동네에서는 한 전 대표 보다 박 전 장관이 더 자주 보이는 것 같다"며 호감을 드러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역에서 후보 단일화 없이 3자 구도가 선거 당일까지 이어지더라도 쉽게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4~25일 18세 이상 부산 북갑 거주 8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무선ARS 방식·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하 전 수석 35.5%, 박 전 장관 26.0%, 한 전 대표 28.5% 등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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