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hatGPT 생성
미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공동체와 연결을 원하면서도, 정작 인간관계에서는 단절을 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Z세대(1997~2012년 출생자) 5명 중 3명은 지난 1년 사이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을 끊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기관 토커 리서치가 지난달 20~23일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3명 중 1명 이상(38%)은 지난 1년 사이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을 끊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 “존중받지 못했다”…관계 끊는 美 젊은 세대
연령대별로는 Z세대가 6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밀레니얼 세대 50%, X세대 38%, 베이비붐 세대 20% 순이었다. 젊은 세대일수록 관계 단절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단절의 이유로는 ‘상대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계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29%), ‘상대가 지나치게 부정적이었기 때문’(27%)이 뒤를 이었다. ‘가치관 차이’는 24%, ‘정치·사회적 의견 충돌’은 19%였다.
한번 끊어진 관계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락을 끊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59%는 현재도 해당 인물과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 사람은 피하지만 외로움은 느낀다…역설적 단절 현상
일상 속에서도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려는 경향이 확인됐다. 응답자의 40%는 아는 사람을 만나 멈춰 서서 대화하느니 차라리 길을 건너 피하겠다고 답했다. 37%는 가벼운 대화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전화가 온 척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단절 경향은 외로움과도 맞닿아 있었다. 응답자의 47%는 일상적인 하루 동안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68%는 대면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 “연결되고 싶지만 어렵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많은 응답자는 더 깊은 관계와 공동체에 대한 욕구도 드러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31%)은 지역사회 활동과 공동체 형성에 더 많이 참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사회적 연결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사회적 불안(30%),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30%), 자신이 어울리지 못한다고 느끼는 감정(26%) 등이 꼽혔다.
응답자들은 건강한 관계의 조건으로 정서적 안전감과 상호 지지를 지목했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관계라는 응답이 47%로 가장 높았고,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는 관계라는 응답은 41%였다.
● 전문가 “관계 회피, 더 큰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어”
토크스페이스 최고 의료 책임자(CMO)인 니콜 벤더스-하디 박사는 “이번 결과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피하려는 경향이 점점 더 일반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이런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더 큰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을 우선하고,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며, 불편하더라도 관계 안에 계속 머무르려는 태도는 정신건강을 지지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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