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금융그룹이 부동산과 가계 대출 중심의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5대 금융그룹은 3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및 유관기관과 함께 '생산적 금융 대전환, 벤처투자 활성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금융권의 자본 역량을 혁신 기업과 연결해 국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민간 주도 벤처모펀드 8000억원 조성…하나금융, 4000억원 출자 주도
5대 금융그룹은 민간의 벤처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40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29년까지 총 8000억원 규모의 '민간 벤처모펀드(Fund of Funds)'를 조성하기로 했다. 모펀드는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하위 펀드에 자금을 출자하는 재간접 펀드를 의미한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올해부터 매년 1000억원씩 4년 간 총 4000억원을 출자해 민간 벤처모펀드 확산을 주도한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세액공제 확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 참여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KB·신한·우리금융은 정부 모태펀드와 공동으로 1000억원 규모의 '유한책임출자자(LP) 성장펀드'를 조성하며, 하나·NH농협금융은 지역 벤처 생태계 강화를 위해 200억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 출자에 참여한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가동…예비 창업자 보증료 전액 감면
범국가적 창업 오디션인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위한 금융 지원책도 구체화됐다. 5대 금융그룹은 총 200억원을 특별 출연하며, 이를 재원으로 기술보증기금은 15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신설한다.
예비 창업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증료를 전액 감면하고, 보증 비율도 기존 85%에서 100% 수준으로 상향한다.
KB국민은행은 별도로 1000억원 규모의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협약보증'을 통해 로컬 트랙 진출자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지주 전문가들의 금융 지도(멘토링), 계열 벤처캐피털(VC) 협력, 은행 앱을 통한 홍보 등 비금융 지원도 병행한다.
◇유니콘 도약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든든한 동반자 될 것"
금융권은 유망 혁신 기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외 법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개방한다. 기업설명회(IR), 후속 투자 유치, 기업공개(IPO),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연계 지원해 기업의 성장 전 과정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펀드 조성은 청년 창업자의 가장 큰 장벽인 초기 자금 문제를 그룹 전체가 함께 허무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이 보유한 투자·융자·육성 역량을 벤처·스타트업과 지역 상권에 직접 연결하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번 협약은 창업·벤처 생태계와 5대 금융그룹의 전문성을 연결하는 시작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오늘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창업·벤처·성장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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