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의 기계식 시계 혁명, 시스템51ㅣ마리끌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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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치의 기계식 시계 혁명, 시스템51ㅣ마리끌레르

마리끌레르 2026-04-30 16:53: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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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tch

시내에서 차로 1시간 가량 달려 도착한 스와치의 ‘에타 봉쿠르(ETA Boncourt)’ 공장. 겉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산업 시설처럼 보이는 이 공간의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일반적인 시계 공방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라인과 그 위를 따라 배치된 수많은 장비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카메라들. 사람의 손보다 시스템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Swatch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건 ‘시스템51(SISTEM51)’이라는 이름의 기계식 무브먼트다. 2013년, 브랜드 설립 30주년을 기념하며 등장한 이 무브먼트는 복잡한 기계식 구조를 단 51개의 부품으로 단순화하고, 전 공정을 자동화한 점에서 지금까지도 시계 산업에서 이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단 51개라는 숫자 역시 우연은 아니다. 1983년, 스와치가 처음 선보인 쿼츠 시계의 부품 수에서 가져온 것이다.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가 수백 개의 부품을 하나씩 쌓아 올리며 조립하는 설계라면, 시스템51은 5개의 모듈을 각각 완성한 뒤 하나의 중앙 나사로 고정하는 구조다. 이는 한 번 조립이 끝나면 다시 분해하거나 조정할 수 없다. 고장이 나면 수리하는 대신, 처음부터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해 공정 자체가 품질을 보장하도록 만들어진다.

그 과정의 핵심은 역시 데이터 수집이다. 조립 라인 곳곳에 설치된 약 100대의 카메라는 공정을 따라 움직이며 수십만 장의 이미지를 기록한다. 각각의 부품이 정확히 결합되었는지, 미세한 오차는 없는지, 모든 과정이 데이터로 축적되고 분석된다. 사람이 눈으로 확인하던 검수 과정을 기계로 진행하면서 정확도가 균일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장인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이 과정에는 전수 검사를 이미 마친 일부 샘플을 무작위로 선별해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절차도 포함된다.

무브먼트의 구조 역시 이 시스템에 맞춰 재설계했다. 51개의 부품을 5개의 모듈로 조립하고, 그중 핵심적인 움직임을 담당하는 부분에는 자체 개발한 니바크론 밸런스 스프링을 적용했다. 자기장에 강한 이 소재는 외부 환경에 따른 시간의 오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며칠은 거뜬히 버티는 약 90시간의 파워 리저브가 더해진다.

공장을 둘러보다 보면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진동추 위에 새겨진 독특한 패턴, 그리고 무브먼트 곳곳에 더해진 그래픽 요소들. 이 역시 사람의 손이 아닌 디지털 프린팅을 통해 이뤄진다. 기능과 장식이 모두 시스템 안에서 처리되는 식인 셈. 여기에 바이오세라믹 케이스가 더해진다. 세라믹 파우더와 식물 유래 소재를 결합한 이 소재는 가볍고 부드러운 촉감을 동시에 구현한다. 무브먼트가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설계된 케이스 덕분에 내부를 그대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Swatch

이런 접근은 시계 산업의 전통적인 가치와는 분명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오랫동안 기계식 시계산업은 ‘누가 만들었는가’가 중요한 세계였다. 어느 공방에서, 어떤 장인이, 어떤 방식으로 조정했는지. 하지만 이곳에서는 기준이 달라진다. ‘어떻게 설계되었는가’, 그리고 ‘어떤 시스템으로 구현되었는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계는 여전히 기계식이다. 태엽과 기어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달라진 것은 그것을 만들어내는 접근이다.

©Swatch

이 지점에서 스와치라는 브랜드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1983년, 복잡하고 값비싼 시계 중심이던 시장에 보다 단순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쿼츠 시계를 내놓으며 판을 뒤집었던 이 브랜드는, 처음부터 ‘시계를 어떻게 다시 대중에게 돌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시스템51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생산 시스템 자체를 지금의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해 이를 보다 접근 가능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이곳에서 우리는 그 변화가 실제로 작동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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