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 난동 사태 당시 모습. / 뉴스1
대법원이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직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난동을 벌인 이들에 대해 징역형 등을 최종 확정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하다 기소된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 씨도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소화기로 유리문 부수고 판사실 침입…법원 피해액 수억 원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 등 18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30일 그대로 확정했다. 피고인 14명은 징역 1~4년의 실형, 3명은 집행유예, 1명은 벌금형이 각각 확정됐다.
이들은 지난해 1월 19일 오전 3시께 서울서부지법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법원에 난입한 혐의를 받는다. 집회 참가자들은 법원 후문을 강제로 개방하거나 담장을 넘어 경내에 진입했고, 이를 저지하려던 경찰을 폭행했다. 법원 안으로 들어간 이들은 당직실의 CCTV 서버 등을 파손했고, 일부는 판사실이 있는 건물 7층까지 침입해 내부를 수색했다. 소화기로 1층 현관 자동유리문을 내리치거나 법원 서버실 랜선을 뽑는 등 증거 훼손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법원행정처는 당시 피해 규모를 6억~7억 원으로 추산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난동 사태 당시 모습. / 뉴스1
구속영장 발부 전날인 지난해 1월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에도 집회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을 폭행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 등이 탄 차량 이동을 방해하거나 취재기자를 폭행한 이들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최고 징역 5년…2심서 다수 감형, 대법원서 최종 확정
검찰은 지난해 2월 10일 서부지법 난동 사태와 관련해 63명을 1차로 기소했다. 이후 총 140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이 중 95명이 구속기소, 45명이 불구속기소됐다.
이번 대법원 선고 대상은 지난해 8월 1일 함께 1심 선고를 받은 49명 가운데 항소·상고를 거친 18명이다. 1심은 피고인 가운데 40명에게 징역 1~5년의 실형, 8명에게 집행유예, 1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피고인·검사 쌍방의 항소로 재판을 받게 된 36명 중 16명이 1심과 동일한 형량을 받았고, 나머지 20명은 감형됐다. 그 가운데 18명은 실형을 유지하면서 2~4개월이 줄었고, 2명은 집행유예로 전환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 대다수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마음에서 범행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가 무력화됐다"며 반헌법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 공무원들과 공수처 수사관 등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공포에 떨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큐 감독 벌금형 확정…"헌재에 재판소원 검토"
당시 난동 상황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 씨도 이날 벌금 200만 원이 확정됐다. 정 씨는 공익적 목적으로 법원에 진입해 촬영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2심 재판부는 "역사적 현장을 촬영하겠다는 소명 의식에서 법원 경내로 진입했고, 난동 가담자들과 거리를 두고 촬영만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진입 당시의 객관적 상황과 정 씨의 인식에 비춰 침입 고의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큐멘터리를 찍을 표현·예술의 자유가 있더라도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며 정당행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에 법리 오해나 심리 미진의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선고 직후 정 씨 측 서채완 변호사는 "헌법·법률 위반이 존재해 상고기각에 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 같다"며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씨도 "수사기관과 법 집행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아왔는데, 정당행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 자체가 절차적 문제와 법원의 관료적 행정주의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재판에 넘겨진 140명 가운데 여전히 98명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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