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과거 CG가 영화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듯 AI는 다음 세대 기술로 제작 역량을 강화할 것”
영화 제작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30일 CJ ENM이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한 ‘CJ ENM 2026 AI 컬처 TALK’에서 백현정 CJ ENM 콘텐츠이노베이션담당은 AI 장편 영화 ‘아파트’를 소개하며 과거 CG 기술이 제작 패러다임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AI가 중심으로 부상해 시간과 비용 구조까지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아파트’는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유미’가 새로 이사한 공간에서 기묘한 사건을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CJ ENM은 2024년 12월 ‘엠호텔’을 시작으로 ‘캣 비기’, ‘골든에그’ 등 AI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오는 5월 공개되는 ‘아파트’는 실제 배우 연기와 AI 배경을 결합한 첫 장편 AI 실사영화다.
촬영은 로케이션 이동 없이 실내에서 진행됐으며 모든 배경과 시각효과를 AI로 구현했다. 여러 AI 솔루션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색감 차이를 후반 공정(DI, 색보정)으로 보완했다.
백 담당에 따르면 CJ ENM은 변화하는 AI 시장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기획, 유통, 마케팅, 광고 등 전 사업 영역에 AI 기술을 적용해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 AI 영화 시도하는 ENM이 택한 건 구글
CJ ENM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구글의 AI 모델을 중심으로 제작을 진행했다. 이미지 생성에는 ‘나노 바나나’를 활용했으며 일부 영상 생성은 모델 ‘비오’를 통해 보완했다.
정창익 CJ ENM AI 스튜디오팀장은 “기존 AI 콘텐츠는 일부 장면만 AI로 제작하고 나머지는 촬영 후 편집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영화의 모든 배경을 AI로 구현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영상화 작업은 구글 솔루션을 활용했으며 일부 컷에서는 3D 기반 AI 기술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제작 과정은 단순 생성이 아닌 복합 공정으로 이뤄졌다. 한성우 더한필름 대표는 “AI 영상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배경 생성, 3D 구현, 컷별 구도 설계, 영상화, 디테일 보강 등 단계적 공정을 거친다”며 “서사형 콘텐츠일수록 정교한 워크플로우가 필요하고 특히 배경 일관성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CJ ENM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구글과 협업을 확대하고 콘텐츠 제작 전반에 AI 기술 적용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사는 ‘구글 포 코리아’ 행사에서도 협업 사례를 공유했다.
정 팀장은 “나노 바나나는 AI 콘텐츠 제작의 전환점이 될 정도로 임팩트 있는 모델”이라며 “창작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구현하는 능력, 사실성과 영화적 감성의 균형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양한 AI 툴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편차를 줄이기 위해 자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고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성민 구글 클라우드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단순 기술 제공을 넘어 창작자의 의도가 AI 모델에 정확히 반영되도록 협업하고 있다”며 “영상 요소를 정밀 분석해 결과물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완성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 변화하는 제작 환경...제작비 5~7배 아꼈다
영화 산업 전반에서 제작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촬영 방식 대비 제작비를 약 5~7배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제작비는 약 5억원 수준이며 제작 기간 역시 대폭 단축됐다. 다만 작품별 특성이 다른 만큼 일률적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CJ ENM은 이번 시도를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제작 구조 확장 가능성 검증으로 보고 있다. 백 담당은 “단순한 절감보다 장르 확대와 품질 향상을 동시에 검증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판타지·SF 등 고비용 장르의 제작 문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들 역시 변화된 제작 환경을 체감했다. 김신용 배우는 “완성된 배경을 보며 연기할 수 있어 몰입도가 높고 연기하기도 수월했다”고 말했다. 정창익 팀장은 “AI 콘텐츠는 완성 이후에도 컷 수정이 가능해 확장성이 크지만, 반대로 제작이 끝없이 이어질 수 있는 특성도 있다”며 “활용 방식에 따라 효율과 시너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CJ ENM은 AI 활용으로 창작성 및 저작권 논쟁이 병행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백 담당은 “IP 홀더로서 저작권은 핵심 자산이며 내부 IP 데이터는 AI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다”며 “AI 결과물은 기술사와의 공동 성격을 가지는 편집저작물로서 권리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 AI 콘텐츠, 생태계 확장 본격화
이날 선보인 AI 영화 '아파트' 5월 1일부터 자회사 OTT 티빙(TVING)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작년 선보인 글로벌 최초 AI 애니메이션 시리즈 ‘캣 비기는 총 30편으로 구성돼 유튜브 글로벌 누적 조회수 2200만 뷰 돌파를 앞두고 있다.
CJ ENM은 지난 2월 AI 제작사 13곳과 교육기관 5곳이 참여하는 ‘AI 콘텐츠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며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백 담당은 “AI 콘텐츠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국가적 관심과 정책적 기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