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통과에 일본내 엇갈린 평가…"역시!" VS "이란에 이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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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통과에 일본내 엇갈린 평가…"역시!" VS "이란에 이용돼"

연합뉴스 2026-04-30 14:34: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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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년전 닛쇼마루 사건 다룬 베스트셀러 작가 호평…이슬람 전문가 "이란 프로파간다"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일본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를 처음으로 뚫고 일본으로 향하게 된 과정에 숨겨진 이란의 '속내'에 대해 일본 내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일본 정유업계 2위인 이데미쓰 고산 소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이데미쓰 마루호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뒤 일본 나고야항으로 향하고 있다.

이 배는 호르무즈 통과의 대가로 통행료를 내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이란 정부와 협상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주일 이란대사관은 선박 통과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이데미쓰 마루호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는 1953년 있었던 닛쇼마루호 사건이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당시 이란이 석유 시설 국유화 조치에 나서자 영국을 주도로 한 국제사회는 이란 봉쇄에 나섰다. 하지만 일본이 유조선 닛쇼마루호를 보내 이란 석유를 비밀리에 수입하면서 국제 봉쇄가 힘을 잃었다. 닛쇼마루호 역시 이데미쓰 고산 소유였다.

당시 일본은 이란 원유 수송을 통해 경제 재건을 위한 자원을 저가에 확보했고 이란은 국제 봉쇄에 대항할 수 있었다. 이후 일본과 이란은 1970년대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 '일본-이란 페트로케미컬(IJPC)'을 건설하는 등 전통적 우호 관계를 구축했다.

다만, 일본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이 이란과 극한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이란과 일본의 우호 관계가 부각되는 것이 유리한지는 일본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3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닛쇼마루호 사건을 그린 소설 '해적이라고 불린 남자' 저자이자 일본보수당 대표인 하쿠타 나오키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데미쓰 마루호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해 "역시 이데미쓰!"라고 추켜세웠다.

영화 '해적이라고 불린 남자' 포스터 영화 '해적이라고 불린 남자' 포스터

[제작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쿠타 대표는 닛쇼마루호 사건을 지휘한 이데미쓰 고산 창업자 이데미쓰 사조의 생애를 모티브로 2012년 '해적이라고 불린 남자'를 출간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렸다. 소설은 4년 뒤 영화로도 제작됐다.

그는 "80년 전 이데미쓰가 닛쇼마루호로 이란 석유를 실어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국제 봉쇄)을 돌파한 사건을 상기시킨다"며 감회가 깊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슬람 사상 연구자 이이야마 아카리는 이데미쓰 마루호와 과거 닛쇼마루호 사건을 연결한 언론 기사를 언급하면서 "눈물 좀 흘려주셔야겠네요"라고 비꼬았다.

그는 주일 이란대사관이 이데미쓰 마루호 통과 뒤 엑스에 올린 게시물에 대해 "'프로파간다(선전·선동)' 그 자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온 세계가 '일본이 미국과 동맹 뒤에서 이란과 손을 잡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란이 이를 이용하려고 이데미쓰 마루호를 통과시켜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일 이란대사관이 X에 게시한 닛쇼마루호 사진 주일 이란대사관이 X에 게시한 닛쇼마루호 사진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내 중동 전문가 다나카 고이치로 게이오대 교수는 니혼텔레비전에 출연해 이란이 이데미쓰 마루호의 호르무즈 통과를 허가한 것이나 주일 이란대사관이 닛쇼마루호 사건 언급한 것을 통해 이란은 일본과 오랜 기간 우호 관계를 맺어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해설했다.

다나카 교수는 이데미쓰 마루호 통과와 관련해 "원유 등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의 물품 부족이 위기 상황으로까지 이르는 것을 막을 시간을 주고 있다는 느낌"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다만 일본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추가로 통과할 수 있을지는 예단할 수 없다며 "아직 그 정도로 항행이 자유로워졌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 민간 싱크탱크 이토모스연구소의 오구라 겐이치 소장은 지난달 29일 시사 매체 '다이아몬드'에 게재한 글에서 "이란의 냉철하고 현실적인 손익계산이 일본에 대한 특별대우의 이유"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오구라 소장은 이란이 서방 국가들과의 완전한 파국을 피하기 위한 '안전판'으로 일본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은 일본을 미국 동맹국 중 가장 대화의 여지가 열려 있는 '우회로'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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