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3세' 이상현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경매서 낙찰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이 조국의 광복을 염원하며 쓴 글씨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30일 주식회사 태인에 따르면 이상현 대표 겸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최근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김구 선생의 유묵 '광복조국'(光復祖國)을 낙찰받았다.
유묵은 생전에 남긴 글씨를 뜻한다.
가로 137.3㎝, 세로 35㎝ 크기의 유묵은 힘 있는 필체로 쓰였다.
'광복조국' 네 글자를 크게 적었고 왼쪽에는 '대한민국 29년 8월 15일 임시정부 주석판공실 72세 반탁옹 백범 김구'라는 내용과 함께 인장이 찍혔다.
대한민국 29년은 1919년 상하이(上海) 임시정부 수립 기준 29년으로, 1947년을 의미한다. 즉, 1947년 8월 15일 광복절에 쓴 글씨인 셈이다.
글씨를 자세히 보면 획이 살짝 떨린 듯한 흔적도 남아있다.
백범은 1938년 중국 창사(長沙)에서 저격당한 뒤, 그 후유증으로 수전증을 앓았고 이후에 쓴 휘호나 글씨에는 떨린 흔적이 남아있다고 알려져 있다.
백범은 이를 두고 '총알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태인 측은 "미세한 진동을 이겨가며 힘차게 쓴 글씨는 꿋꿋한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드러낸다"며 "'광복조국'은 그의 삶 자체를 보여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유묵에 담긴 '반탁옹'(反託翁)이라는 표현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이상현 이사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구 선생이 본인을 '반탁옹', 즉 신탁에 반대하는 노인이라고 표현한 점은 기존의 다른 유묵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구 선생은 광복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신탁통치가 논의되자 반대 운동을 이끌었고, 자주독립의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신탁통치를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이 표현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광복을 향한 백범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이 이사장은 전했다.
이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오늘이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목숨 바쳐 싸운 선열의 희생 위에서 마련됐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경매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시를 통해 많은 시민이 유묵을 만나고, 광복의 참된 의미를 되새길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이사장은 LS그룹 공동 창업자인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외손자다.
그는 안중근(1879∼1910) 의사와 관련한 우표, 엽서 등을 찾아 기증했으며 가족과 함께 안 의사의 유묵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녹죽'(綠竹)을 경매에서 낙찰받아 국가기관 등에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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