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사이드암스로 원종해(21·NC 다이노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종해는 29일 기준으로 시즌 10경기에 불펜으로 등판,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하고 있다. 최소 10경기 이상 소화한 KBO리그 53명의 불펜 투수 중 실점하지 않은 건 그가 유일하다. 세부 지표도 안정적이다. 피안타율이 0.080,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65에 불과하다. 불펜 지표 중 하나인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도 16.7%(1/6)로 낮다. 그만큼 승계 주자 실점도 최소화했다는 의미다.
29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본지와 만난 원종해는 "편한 상황에서 등판하거나 운이 많이 따랐다"며 "어떤 상황도 막아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갔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그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을 때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렇지 않으면 2군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월 2일) 롯데전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홀드를 따냈는데 그 이후에 이런 상황도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원종해는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화제였던 '장충고 독수리 5형제' 중 한 명이다. 장충고를 고교 최강 마운드로 이끈 황준서·조동욱(한화 이글스) 육선엽(삼성 라이온즈) 김윤하(키움 히어로즈) 등과 함께 드래프트에 나서 눈길을 끌었는데 원종해는 이들 중 가장 늦게 이름이 불렸다. 그는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 중 30명이 현장에 초청받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호명됐다. 장충고 친구들이 '종해야 이제 네 이름이 불릴 거야'라고 얘길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추억"이라며 "이름은 늦게 불렸지만, 친구들보다 못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원종해는 사이드암스로와 오버핸드스로를 오가다 중학교 입학부터 사이드암스로의 길을 걸었다. 올 시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투구 레퍼토리다. 사실상 '서드 피치'였던 슬라이더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타자와 승부하고 있다. 각이 크지 않은 슬라이더가 직구 타이밍에 맞아 나가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과감한 조정을 택했다. 익숙한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결국 가장 자신 있는 구종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구 설계를 재정비한 셈이다.
원종해는 지난 28일 열린 창원 KIA 타이거즈전 7회 초 김도영 타석에선 '원포인트'로 마운드를 밟기도 했다. 결과는 볼넷이었지만 벤치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원종해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는 "팀에서 원하는 보직은 이기든 지든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나, 선발이 예상보다 일찍 무너졌을 때 이닝을 길게 막아주는 것 같다"며 "사이드암에 약한 타자들이 나오면 확실하게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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