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 임기철)은 AI정책전략대학원 공득조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반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고령층 건강 예방 캠페인의 효과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고려한 매체 배분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령층의 예방적 보건 서비스 참여를 높이는 동시에, 디지털 접근성·소득·사회적 여건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집단 간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 나아가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효과와 형평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AI 기반 의사결정 프레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백신 접종, 건강검진 등 예방 중심의 보건 정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캠페인은 전체 평균 참여율을 기준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아, 참여율이 높아지더라도 ▴디지털 접근성 ▴문해력 ▴거주 환경 ▴소득 수준 등의 차이에 따라 일부 고령층은 정보에서 소외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구조는 결과적으로 건강 수준 격차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 설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에이전트(Agent, 가상 개인)’로 설정하고, 정보와 행동이 확산되는 과정을 컴퓨터에서 재현하는 에이전트 기반 모델링(ABM) 기법을 활용했다.
한국미디어패널조사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결합해 미디어 이용, 디지털 역량, 사회적 관계, 건강행태를 반영한 고령자 약 2,400명을 가상 환경에 구현하고, 이들이 TV·디지털·인쇄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주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실제 예방 행동(백신 접종·건강검진 참여)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했다.
특히 연구팀은 단일 전략이 아닌 15개의 서로 다른 정책 시나리오를 설정해, ▴매체 배분 방식 ▴예산 수준 ▴집단 맞춤화 전략 ▴메시지 전달 방식 등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체계적으로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예산을 여러 매체에 분산하는 방식은 직관과 달리 캠페인 효과를 오히려 낮추는 ‘희석 효과(dilution effect)’가 나타났다.
동일한 예산 조건에서 TV와 디지털을 함께 사용하는 다채널 전략은, 하나의 채널에 집중하는 전략보다 평균 참여율이 낮게 나타났다. 이는 한 채널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되며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확산 효과가 분산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고령층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지 않고, 미디어 이용 패턴·디지털 친화도·사회활동성 등에 따라 서로 다른 6개 집단으로 구분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활용은 높지만 TV 시청이 적은 집단 ▴TV 의존도가 높지만 디지털 활용이 낮은 집단 등 각 집단은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이 서로 달랐다. 이러한 차이를 반영해 집단별로 ▴TV 중심 ▴디지털 중심 ▴혼합 전략 등을 달리 적용하는 ‘집단 맞춤형 채널 배분 전략’을 설계했다.
맞춤형 전략을 적용한 결과, 효과성과 형평성이 동시에 개선됐다. 백신 접종의 경우 가장 참여율이 낮은 집단이 86.8%에서 90.9%로 상승했고, 건강검진의 경우 77.6%에서 85.3%로 상승했으며, 동시에 집단 간 참여 격차(상위-하위 차이)는 최대 약 33%까지 감소했다.
이는 단순히 평균 참여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취약 집단을 끌어올리는 방식의 정책 설계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책 시행 전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비교할 수 있는 ‘정책 실험 환경’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실제 정책 집행 이전에 자원 배분 방식과 타기팅 전략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으며, 향후 에너지·도시계획·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 가능성이 크다.
공득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기술적 도구를 넘어 초고령사회와 같은 복합적인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평균 효과가 높은 정책이 아니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설계된 정책이 중요해질 것이며 AI는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GIST AI정책전략대학원 공득조 교수가 지도하고 이지혜 서울대학교 책임연구원(제1저자)과 GIST AI정책전략대학원 박주영·김유나 석사과정생(공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대학원 지원사업,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프로젝트, 국토과학기술진흥원 도심융합 특구 R&D사업, 지스트-이노코어(GIST-InnoCORE)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디지털·의료정보 분야 국제학술지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2026년 4월 1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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