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 번 연속 금리를 동결한 한편 성명문에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문구를 새롭게 포함시켰다. 미·이란 분쟁이 장기화되며 브렌트유 역시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에너지 가격 발 물가 상승 우려가 금리 결정에 장애물로 작용한 것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3.50~3.75%로 결정했다. 기존 시장은 높은 물가 상승률로 인해 동결을 예상해온 가운데 연준은 이번 성명서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일부 반영하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표현을 추가했다.
이는 4월 들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급등하는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미국 물가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연준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유가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브렌트유는 최근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유가 지속 우려를 높이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 프로그램 관련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전까지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따른 공급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배럴당 119.76달러를 기록하는 등 2022년 6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WTI 선물 종가 역시 전장보다 6.95% 올라 배럴당 106.88달러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에너지 발(發) 인플레이션을 성명문에 명시함으로써 연준이 한동안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채권시장은 성명서를 매파적 결정으로 해석해 단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는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이 에너지 가격 변수를 공식 언급한 만큼, 향후 유가 흐름이 금리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위원회 다수는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가운데 이번 성명서에 포함된 통화정책 결정에 ‘추가적인 조정(=인하)’의 정도와 시점을 고려할 때 입수되는 데이터, 전망, 위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다만 이번 FOMC에서 세 명이 위원들이 완화 편향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 하건형 연구원은 “성명서 상 인하 가능성은 유지됐으나 위원회 무게중심이 인하에서 중립으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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