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소방공무원은 "국민 안전을 위해 언제든 출동 준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고유선 이재영 홍준석 기자 = 63년 만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처음 쉴 수 있게 된 노동절을 하루 앞둔 30일 공직사회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근로자의 날에서 올해부터 이름을 바꿔 단 노동절은 그동안 유급휴일이었지만, 적용 범위가 근로자로 한정돼 공무원과 교사는 휴일을 보장받지 못했다.
올해부터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공식 휴일이 된 데 대해 공무원·교사들은 들뜬 모습이었다. 하루만 휴가를 내면 닷새를 연달아 쉴 수 있는 만큼, 나중에 일이 밀리더라도 일단 '첫 노동절 연휴'는 누려보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한 경제부처 서기관은 "숨이 턱까지 찰 정도로 일이 많았는데, 갑자기 연휴가 생겨 너무 좋다"면서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가서 내수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돼 너무 좋고 감사하다"며 "교육부 직원뿐 아니라 전국 초중고 교원 및 학생도 모두 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족이 모여 노동의 가치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직자를 제외한 직원이 출근하지 않는다"며 "하루만 휴가를 내면 연휴가 길어지기 때문에 기대감이 크다. 직원들이 휴가 계획을 많이 세우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천홍 서울시 교육감 권한대행은 이번 주 과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5월 4일에 직원들이 간부 눈치를 보지 않고 휴가를 가는 분위기를 만들자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휴 직전까지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속앓이하는 공무원들도 있었다.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기관장이 노동절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 수행해야 해 아직 마음을 졸이고 있다"면서 "공무원이 쉴 수 있는 첫 노동절인데, 불필요한 행사를 만들어서 공무원을 동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절에도 마냥 업무를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다짐도 엿보였다. 당번 근무를 서야 하는 일선 공무원들은 국민 휴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행정안전부의 한 실장급 공무원은 "처음으로 맞이하는 노동절 휴일이라 들뜬 마음이 있다"면서도 "국민 안전이나 생활과 밀접한 업무를 하다 보니 비상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휴일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경기 광주소방서 초월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는 박재연 소방교는 "노동절이라고 해서 근무하는 데 힘든 점은 없고 (휴일도) 당연히 근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언제든 출동할 준비를 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노동단체 집회를 관리하기 위해 출근한다는 한 경찰공무원은 "국가 안녕과 국민 안전을 위해 담당 업무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동절 철저히 소외되던 공무원이 노동자의 권리를 공휴일로 보장받는 역사적인 첫날"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에게 노동절 휴일은 단순한 휴식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받던 120만 공무원 노동자가 끈질긴 투쟁으로 온전한 노동자성을 되찾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당당한 선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온전한 노동기본권 보장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특정 직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만으로 노조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경찰, 교정직, 군무원, 근로감독관 등 수많은 동료가 아직 권리의 사각지대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절은 1923년부터 기념됐지만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명칭이 근로자의 날로 바뀌어 사용돼왔다. 1994년에는 유급 휴일로 법제화됐으나, 적용 대상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한정돼 공무원과 교사,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는 휴일을 보장받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해 명칭을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환원한 데 이어, 이달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1일부터는 공무원·교사를 포함한 전 국민이 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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