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가타대 컨소시엄…입학부터 취업까지 원스톱 지원
[※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존립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지방대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 내 소비를 창출하고 부족한 일손을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학업 후 지역에 정주하는 비율은 극히 낮습니다. 언어 장벽과 까다로운 비자 요건, 지역 기업과 유학생 간 정보 공유 체계의 부재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지난해 유학생 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한 충북 지역 유학생 정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우리보다 앞서 고민을 시작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 기사 3편을 일괄 송고합니다.]
(야마가타=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일본 북동부 야마가타현 야마가타시에 위치한 야마가타 국립대학교.
지난해 5월 기준, 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291명이다.
전체 학생(8천600명) 대비 유학생 비율은 일본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야마가타현에서는 가장 많은 유학생 수를 자랑하는 대학이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인 유학생이 121명으로 가장 많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유학생이 6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이 강한 지역 특성에 맞춰 엔지니어링, 유기화학 등 이공계열 학생이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농업(32%), 인문·사회계열 학생이다.
야마가타 대학이 유학생 유치에 나선 건 10여년 전이다.
초기에는 유학생 유치가 대학의 국제적 감각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화하면서 지역 정착으로 변화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야마가타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가 발간한 '일본의 유학생 유치정책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은 1980년대 단순 문화외교 교류 차원으로 유학생 숫자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가 점차 지역 성장을 이끄는 인재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현재 일본은 203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40만명 유치를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대표 정책이 정부, 지자체, 지역 교육기관, 기업 등이 합심한 컨소시엄 설립이다.
야마가타 대학은 2017년 문부과학성의 유학생 취업 촉진 프로그램 대상으로 선정돼 보조금을 받아 유학생 입시부터 정착까지 지원하는 'EPPY'(Employment Promotion Program in Yamagata) 프로그램을 4년간 운영했다.
보조금 지원이 종료된 2022년에는 대학 주도로 'PAGTY'(Program for Advancing Global Talents in Yamagata)라는 독자적인 산·학·관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이 대학의 수라가와 국제교류처 교수는 "야마가타 대학 같은 국립대는 인재 공급 등 지역 사회의 기대와 환경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은 이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외국인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PAGTY는 지역 내 35개 제조 기업, 야마가타현청, 대학 및 공업 고등학교 등 5개 고등교육기관으로 구성된 광역 네트워크다.
단순노동 인력이 아닌,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연구직 및 전문 인력을 양성해 지역에 정착시키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 사업은 참여 기관의 연간 분담금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EPPY가 일본 내 취업을 희망하는 유학생에게만 집중했다면 PAGTY는 이미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구체적으로 회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본어능력시험 대비 교육을 제공하고, 기업 실무자가 대학에 직접 나와 현장 경험을 공유한다.
또 유학생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 고등학생과 1대 1 멘토링을 진행하는 파견 정책을 시행 중이며, 기업과 대학 사이의 소통을 책임지는 코디네이터를 고용해 맞춤형 인재 육성을 도모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야마가타 지역 연구원, 의사 등 고급 인력 취업률은 2021년 5.2%에서 2022년 14.0%로 크게 오르기도 했다.
다만 2023년 취업률이 1.5%로 급락했다가 2024년 4.1%로 반등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어 제도가 안착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수라가와 교수는 "PAGTY 활동을 통해 구직 노하우를 제공하고 지역 기업과 접점을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학생이 도쿄 등 수도권의 유명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급 인력이 아닌 일반 사무직 등의 취업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실태 분석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과 연구라는 본연의 업무가 있는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야마가타현에서 발표한 다문화 공생 추진 계획과 PAGTY의 비전이 맞닿아 있는 만큼 이제 사업 주도권은 현이나 관련 행정기관으로 이관해 정책적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야마가타현은 오는 2029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475명, 외국인 노동자 8천600명 등을 목표로 국제 교류 강화, 지역 기업 인턴 프로그램 제공, 유학생을 활용한 지역 주민 외국인 강좌 개설 등을 포함한 '다문화 공생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기존 기능실습생 제도 비자를 개선해 일정 기간 성실히 근무한 외국인에게 장기 체류 비자를 허용하는 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야마가타 대학의 PAGTY 담당자 카나자와씨는 "지방일수록 행정에 대한 신뢰도와 의존도가 높다"며 "이주 문제, 정주 고용 정책 문제 등 전문 부서가 있는 지자체가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에서 인재를 키워도 지역에 학생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업 유치 등의 영역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지역에서 키운 인재가 대도시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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