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살린 석화 실적…“반등보다 구조조정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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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살린 석화 실적…“반등보다 구조조정이 먼저”

한스경제 2026-04-30 07:30:00 신고

석유화학공장 예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석유화학공장 예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등이 석유화학 시장 ‘판’을 흔들고 있다. 원유와 나프타 조달 불안이 커지며 아시아 지역 NCC 가동률은 낮아졌지만 기초유분 공급 축소로 제품 스프레드가 뛰며 석유화학사들 단기 실적은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를 업황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전쟁으로 인한 공급 왜곡, 저가 원재료 투입 등이 맞물린 일시적 반등인 데다 중국발 공급과잉,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높은 나프타 의존도는 여전해서다.

▲ 심상치 않은 국제유가 상승세에…석화업계, ‘반짝’ 반등 기대

최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이미 국내 산업계 전반을 흔드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33달러로 전주 대비 10.3%,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직전 거래일인 2월 27일 대비 45.3% 상승했다. WTI도 같은 날 배럴당 94.40달러로 전주 대비 5.3% 올랐다.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가 원유 가격뿐 아니라 나프타, LPG, 에틸렌 등 석유화학 원료 가격까지 상승시키며 원가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는 석유화학업계 단기 실적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은 1분기 가동률 하락에도 불구, 스프레드 급등 효과로 기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일부 NCC 보유 업체는 1~2월 누적 적자를 3월 중 만회하며 흑자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초유분 스팟 스프레드는 톤당 30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원료 조달 불안으로 생산량은 줄었지만 제품 공급도 함께 감소하며 가격 방어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를 두고 업황이 살아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래깅 스프레드는 전쟁 이전 확보 저가 원재료 투입 효과가 사라지고 상승한 나프타 가격이 원가에 반영되며 축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운스트림 제품 역시 기초유분만큼 가격 전가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재고와 계약 구조상 원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2분기 이후에는 매출 증가보다 수익성 변동성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4~6월 체결한 나프타 도입 계약 물량에 대해 전쟁 이전 가격과 실제 수입가격 차액 50%를 지원하는 6744억원 규모 지원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원료 조달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이지 수익성을 근원적으로 회복시키는 처방은 아니다. 

이번 위기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약점을 다시 드러냈다. 한국과 일본은 나프타 기반 NCC 비중이 높아 원유·나프타 수급 불안에 직접 노출돼 있다. 반면 중국은 나프타 외에도 LPG, 에탄, 석탄화학, 메탄올 기반 설비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대응 여유가 있다.

중동 전쟁이 길어질수록 원료 조달 구조가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이 제한된 원유 물량을 휘발유·경유 등 수송용 연료 생산에 우선 투입할 경우 나프타 공급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이는 곧 국내 NCC 업체들 가동률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 中·중동 대규모 증설 일정 최대 관건…“범용 설비 축소·원료 다변화 등 병행해야”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과 중동 증설 일정이 관건이다. 2025~2030년 예정된 중국·중동발 대규모 증설은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을 억눌러 온 부담 요소로 꼽힌다. 전쟁 여파로 중동 피해 설비 복구가 신규 증설보다 앞서거나 중국 일부 프로젝트에서 원유 조달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재검토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하지만 증설 지연이 곧 공급과잉 해소로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수요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 제품 중심 경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 구조개편 압박도 변수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참여하는 대산 구조개편 1호 프로젝트는 채권단 금융지원이 확정됐다. 여수에서는 롯데케미칼 여수 NCC와 여천NCC를 묶는 2호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NCC 부담과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고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과 태양광 부문 실적 변동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고 전지소재·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지오센트릭과 HD현대케미칼 역시 원료 조달과 설비 효율성 측면에서 구조조정 흐름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처럼 합성고무·특수소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은 범용 NCC 업체보다 상황이 낫다는 평가다. 

결국 올해 석유화학 업황 본질은 회복이 아니라 변동성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전쟁은 단기 스프레드를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유가와 원료 조달, 물류비 부담을 키웠다. 정부 지원과 공급 차질 효과로 상반기 실적은 호전되겠지만 하반기 이후에도 현재 수준 마진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일시적 실적 개선에 기대기보다 범용 설비 축소, 고부가 제품 확보, 원료 다변화 및 재무 안정성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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