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안한 이란 전쟁 중재안을 단호히 물리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이 시급하다”며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다. 특히 이란을 겨냥한 해상 봉쇄를 ‘천재적 조치’라 추켜세우며, “핵 포기 확약 없이는 타협도 없다”는 강경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푸틴의 ‘핵 보관’ 제안에 “순서가 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옮겨 보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중재자로 나서려 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당시 러시아가 맡았던 역할을 되풀이해 현재의 분쟁을 봉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는 “푸틴은 ‘우라늄 농축분 확보를 돕고 싶다’고 했지만, 나는 ‘차라리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끝내달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돕기 전에 당신의 전쟁(우크라이나 전쟁)부터 먼저 끝내기를 원한다”며 외교적 최우선순위에 ‘우크라이나’를 재차 올려놓았다.
외신은 이를 트럼프 특유의 ‘거래 방식’이 드러난 장면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이란 문제로 영향력을 회복하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러시아의 치부인 우크라이나 문제를 지렛대로 삼아 역공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핵 없는 합의는 없다”…이란 경제 고사 작전
이란 전쟁의 향방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해상 봉쇄 정책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추가 공습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엔 “협상을 진행 중이라 확답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동의하지 않는 한 합의는 절대 없다”고 못 박았다.
특히 이란 내부의 경제 위기를 거론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의 경제는 무너지고 있으며, 이름조차 생소한 화폐는 가치를 잃어 전례 없는 물가 폭등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경제적 고립이 종전 협상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며 “해상 봉쇄를 ‘천재적 조치’라 극찬한 점은 군사적 타격보다 경제적 압박이 더 효과적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전쟁 비용 250억달러…“예상보다 적은 지출, 종결 임박했나”
한편 미 국방부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이 약 250억달러(약 37조원)라고 공식 발표했다. 제이 허스트 국방부 회계감사관은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지출 대부분은 탄약 구매비이며, 나머지는 장비 교체와 유지 보수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밑돈다. 뉴욕타임스는 “국방부가 처음에 요청한 2000억달러보다 훨씬 적은 규모”라며 “전쟁 초기 엿새 동안 110억달러를 쏟아부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지출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고 짚었다. 전면전보다 봉쇄와 정밀 타격 위주의 전략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OPEC+ 탈퇴 선언을 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를 낮춰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반겼다. “이란과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비슷한 시간표’ 위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향후 국제 정세가 급격한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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