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응 유도·촬영만 해도 처벌 가능…놀이 문화로 확산하자 선제 대응
(속초=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학교전담경찰관으로 활동하는 경찰관이 청소년 사이에서 확산하는 이른바 '야차룰' 문화를 학교폭력 위험 요소로 보고 직접 홍보물을 제작했다.
30일 강원 속초경찰서에 따르면 야차룰은 장소 제약이나 글러브 없이 맨손으로 싸우는 격투로,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용어로 쓰인다.
특히 최근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며, 이러한 문화가 단순 놀이가 아닌 실제 폭행과 집단 괴롭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이에 속초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SPO) 김기철 경위는 직접 홍보물까지 제작, 지자체와 관계 기관에 배포했다.
김기철 경위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학교 예방 강의를 다니며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야차 뜨는 것'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익숙한 용어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속초 지역에서 관련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초등학생들끼리 싸움이 벌어진 사례도 있었고, 교사가 학생에게 '야차 뜰래'라고 말해 논란이 된 경우도 있었다"며 "문제가 생기기 전에 학교 현장 분위기를 차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경위는 야차룰의 가장 큰 문제로 학생들이 이를 정당한 스포츠나 놀이처럼 여기며 강함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 싸움 결과로 서열 관계가 형성되기도 하고, 폭력을 행사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와 틱톡 등 짧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자극적인 싸움 장면이 반복적으로 공유되면서 학생들의 영웅 심리를 자극하는 점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 경위는 자체 제작한 카드 뉴스와 홍보물을 통해 야차룰이 단순한 놀이가 아닌 명백한 폭력행위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
홍보물에는 당사자끼리 서로 동의했더라도 학교폭력 조치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주변에서 싸움을 부추기거나 지켜보는 행위 역시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현장을 촬영하거나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할 경우 초상권 침해, 명예훼손 등 추가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속초경찰서는 야차룰을 빙자한 학교폭력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청과 군청, 교육청, 각급 학교 등에 관련 홍보물을 배포하며 학교폭력이 실제 사건으로 번지기 전에 위험 신호를 조기에 차단하는 예방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 경위는 "가정에서도 자녀의 SNS 시청 기록이나 폭력 영상 과몰입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장난과 폭력의 경계를 분명히 지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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