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 간 전화 회담에서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 사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브리핑을 통해 이날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타스 통신 보도에 의하면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행사 기간에 맞춰 휴전을 선포할 의사가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아울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즘을 물리친 공동의 승리를 기리는 날"이라며 전승절의 역사적 의의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휴전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덧붙였다. 우샤코프 보좌관 설명에 따르면 지난 11∼12일 부활절 연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2시간 동안 임시 휴전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는 푸틴 대통령이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군사력을 동원할 경우 이란과 인접국뿐 아니라 국제 질서 전반에 걸쳐 극히 중대한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란에 대한 지상작전은 절대 허용될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를 언급하며 "좋은 통화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이란 농축 우라늄 사안에 관여하겠다고 했을 때 자신은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나를 도우려면 당신 전쟁부터 끝내라"고 직접적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체결된 이란 핵합의에는 이란산 우라늄을 러시아로 이송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푸틴 대통령이 이와 유사한 형태의 역할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란 개입 제안을 물리치고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매진할 것을 촉구한 셈이다.
이란과의 협상 진전 여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단호한 태도를 견지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포기하겠다'는 선언뿐"이라며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는 동의 없이는 어떤 합의도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해상봉쇄 지속 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천재적인 조치"라고만 답하고 구체적 시한은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사태 중 어느 쪽이 먼저 해결될 것이냐는 물음에는 "두 문제가 아마 비슷한 일정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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