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12일(현지시간) 헝가리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머저르 페테르 차기 총리가 취임도 전에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찾아 EU 수뇌부와 만났다.
EU와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던 오르반 빅토르 총리를 끌어내리고 내달 헝가리 새 총리로 취임하는 그는 29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잇따라 만나 양측 현안을 논의했다.
중도우파 티서당을 이끌고 있는 머저르 대표는 선거 공약으로 EU와 긴밀히 협력할 것임을 강조해온 만큼 16년에 달하는 오르반 총리 집권 기간 악화일로였던 EU와 헝가리의 관계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EU의 법치주의 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돼 동결된 EU 지원금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머저르 차기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회담 후 페이스북에 "매우 건설적이고 성공적인" 논의를 했으며, 동결 자금이 곧 헝가리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달 하순 브뤼셀을 다시 찾아 동결 자금에 대한 정치적 합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EU는 우리 나라의 이익에 반하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회담 후 엑스(X·옛 트위터)에 "머저르 페테르와 오늘 브뤼셀에서 만나 매우 좋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우리는 부패와 법치에 대한 우려로 동결된 EU 자금을 해제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논의했다"고 적었다.
티서당은 이번 총선에서 개헌이 가능한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확보한 만큼, EU는 헝가리 차기 정부가 동결 지원금 해제에 필요한 개혁 조치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헝가리에 배정된 EU 자금 중 동결된 액수는 총 170억 유로(29조4천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기금으로 할당된 100억 유로(약 17조3천억원)의 경우 오는 8월 말까지 사용되지 않으면 소멸될 예정이라 헝가리 새 정부로서는 지체할 여유가 없다.
헝가리가 동결 자금을 해제하려면 사법 부문 독립성 강화, 공공조달 제도 개혁, 언론과 학문의 자유 확대 등 EU가 요구하는 27개 조건을 시급히 충족해야 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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