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최근 조선시대 선비문화는 ‘동아시아형 지식인 모델’로 재조명되고 있다. 학문과 윤리, 공공성을 결합한 선비의 삶은 전통 규범을 중시하던 시대에서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시민적 덕성과 연결되는 새로운 개념으로 해석된다. 유네스코가 강조해온 무형유산의 가치 역시 공동체 윤리와 생활 속 실천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선비정신과 접점을 이룬다.
특히 일본의 사무라이 윤리나 중국의 유교 지식인 전통과 비교되면서 한국의 선비문화는 ‘권력보다 도덕적 자율성을 중시한 지식인’이라는 차별성으로 소개된다. 이러한 맥락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유교 관련 전시나 해외 한국학 연구에서도 꾸준히 다뤄지고 있다.
‘2026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는 선비문화를 ‘K-정신문화 콘텐츠’로 구체화한다. 축제는 내달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소수서원과 순흥면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의 핵심 변화는 공간 구조다. 기존 문정둔치와 순흥 일대로 분산됐던 축제장을 순흥면 중심으로 일원화했다. 소수서원을 축으로 선비촌, 선비세상, 선비문화수련원 등 인프라를 연결해 이동 피로도를 낮추고 콘텐츠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어린이날 연휴와 맞물린 ‘어린이 선비축제’는 황금연휴 기간 내 가족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요소로 보인다. 서당 체험, 장원급제 프로그램, 한복 퍼레이드 등 교육과 놀이를 결합한 형태로 설계됐다. 개막일에는 선비세상 주무대에서 고유제를 시작으로 학술포럼과 전통 공연이 이어진다. 야간에는 소수서원 일대에서 유등 전시와 국악 공연이 결합된 ‘선비의 밤’이 운영된다.
무대가 되는 소수서원은 그 상징성이 각별하다. 16세기 중엽 창건된 한국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성리학 교육과 선비정신이 구현된 공간이다. 자연 지형을 살린 배치와 강학, 제향 기능이 결합된 구조는 조선 유학 문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소수서원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흥미 위주의 이벤트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축제 둘째 날에는 최태성 강사의 ‘선비 아카데미’가 진행되며 '선비와 한복생활' 주제의 학술포럼도 이어진다. 복식 생활문화에 깃든 선비정신의 전통적 가치를 재조명해 문화 자산으로서 활용 방안을 모색한다. 지역 축제라는 틀 속에서 선비 문화를 문화 콘텐츠로 구체화하는 가능성을 함께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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