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李대통령, '교사 소풍 기피' 논란…교원단체 "형사책임이 문제" 교육부 "교사면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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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李대통령, '교사 소풍 기피' 논란…교원단체 "형사책임이 문제" 교육부 "교사면책 강화"

폴리뉴스 2026-04-29 19:24:49 신고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국무회의에서 소풍과 수학여행을 잘 가지 않는 현상을 언급하며 교육당국에 개선책 마련을 주문한 가운데 교사들의 책임 회피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국무회의에서 소풍과 수학여행을 잘 가지 않는 현상을 언급하며 교육당국에 개선책 마련을 주문한 가운데 교사들의 책임 회피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국무회의에서 소풍과 수학여행을 잘 가지 않는 현상을 언급하며 교육당국에 개선책 마련을 주문한 가운데 교사들의 책임 회피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 대통령이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며 "이게 책임 안 지려고 학생들한테 그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이지 않은가"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교육활동 중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한 형사책임을 교사에게 묻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교사를 두텁게 보호하자는 취지라며 법령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李, 소풍·수학여행 기피 지적 "구더기 생길까 장독 없애면 안돼...책임 안지려고 학생들 기회 빼앗아"

'교사 유죄' 4년 전 속초 체험학습 학생 사망사고 재소환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국무회의에서 "혹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며 최근 소풍, 수학여행 기피 현상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요새 소풍도 잘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간다고 한다"며 "소풍과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아닌가. 단체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도 있는데, 안전사고가 나고 관리 책임을 부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이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풍이나 수학여행 같은 단체 수업, 활동에 문제가 있으면 교정하고 안전 문제면 비용을 지원해 안전요원을 보강하든지, 선생님 수업이나 관리에 부담이 생기면 인력 추가 채용해 데리고 가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 요원으로 시민한테 협조를 부탁해도 된다"며 "이게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한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건데 각별히 신경 써달라"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최근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취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2년 강원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학생이 버스에 치여 사망하자 현장을 통솔했던 담임 교사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서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 

검찰은 당시 학생을 인솔했던 담임교사 A씨와 보조인솔교사 B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버스 기사 C씨에게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교사들에게는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과 이동할 때 선두와 후미에서 학생들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거나 인솔 현장에서 벗어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두 교사에게 각각 금고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결과적으로 A씨는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를 선고 받았고, B씨는 무죄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소풍 기피' 문제에 대한 발언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소풍 기피' 문제에 대한 발언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원단체 "구더기 때문에 교사 전과자 돼"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교원단체들은 위축 요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교 현장에서 현장체험학습은 기획 단계부터 수많은 민원에 노출될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민·형사상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고위험 업무"라며 "그럼에도 현장체험학습 위축의 원인을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로 해석하는 것은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의지나 태도의 문제로 축소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현장을 질책하는 발언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정책"이라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이 대통령이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장관에게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한 것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대통령과 국회, 교육당국이 현장 체험학습 위축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전교조는 "(이 대통령은) '구더기 생길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된다'고 했지만, 그 구더기가 교사 자리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전과자가 되게 하는 극악한 상황"이라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죄를 적용하지 말아야 이 문제는 제대로 해결이 가능하다. 교사의 선의와 희생에만 의존해 진행되는 현장 체험학습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논평을 통해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어려운 학교 현실을 직시하고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실질적인 법적·행정적 보호 장치 부족과 업무 부담이 심각한 현실에서 체험학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독려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우려와 아쉬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안전인력 보강이나 비용 지원이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예측 불가능하고 고의가 아닌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교사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현실이 교사들을 교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사고 발생시 모든 법적 책임을 교사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체험학습 정상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역시 "현장의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를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는 단순한 인식의 문제로 환원하는 접근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시 그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현재의 제도"라고 했다.

靑 "교사 두텁게 보호하자는 것…법령 개정 준비중"

교육부 "교사 면책 강화"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현장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로부터 오히려 교사를 두텁게 보호하자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현장 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로부터 교사를 두텁게 보호하자고 하는 부분들, 여러 가지 교원이 가진 과중한 업무로부터 본연의 의무를 보장해 주자고 했던 게 대통령 말씀에 좀 더 부합한다"며 "구체적인 법령 개정과 내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구체적 개정이나 내용은 현장의 의견 수렴 및 법률 검토를 거쳐 국회와 논의한 이후 마련할 예정"이라며 "소송 과정에 있어 교사 개인이 그 문제를 직면하기보다 어려움을 겪지 않고 법률 대응, 배상 등에 대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5월 중으로 교사의 면책권 강화를 위한 법령 정비, 보조인력 배치 확대, 체험학습 업무 경감 및 지원 확대, 매뉴얼 간소화 등을 담은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29일 설명자료를 통해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로부터 교사를 두텁게 보호하고자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구체적인 개정 법령 및 내용은 현장 의견 수렴 및 법률 검토, 국회와의 논의 등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송 과정에서 교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법률 대응 및 배상 등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민주 김한규 "현장 체험학습 면책 제도 실효성 보장"

개혁 천하람, 교사 소송 국가 책임제 제안

정치권도 대책 마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원과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소풍을 가지 않는 초등학교 현실을 소개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요즘 초등학교 학생들은 소풍을 가지 못한다고 한다"며 "전국 초등학교 중 현장 체험학습 계획이 있는 곳은 64%에 불과하고 서울은 26%로 소풍을 가는 학교가 4곳 중 1곳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현장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것은 현장에서의 민원과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 때문"이라며 "어른들의 민원과 책임 문제로 아이들의 인지적, 사회적 성장 기회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교육부와 논의해 학교 교육 활동의 기본 보장 기준을 마련하고 악성 민원 대응을 교사가 아니라 학교나 교육청이 책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장 체험학습 면책 제도의 실효성 보장 등 실질적 제도 개선을 통해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이 모두 안심하고 소풍을 다녀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국회 비교섭단체가 만난 자리에서 '교사 소송 국가 책임제' 도입을 건의했다.

천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일선 선생님들이 민원을 받지 않고 신경 안 써도 되는 민원 처리 시스템의 문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선생님들이 경찰서나 법원을 다니지 않게 하는 교사 소송 국가 책임제를 추진해준다면 교육 현장이 훨씬 더 활기차고 학생들이 다양한 성장의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선생님들 말을 들어보니 구더기 무서운 게 아니라 장 담그다가 장독이 깨졌을 때 일선 선생님들이 독박 책임을 지는 게 문제"라며 "악성 민원이 들어왔을 때 그 누구도 방패 역할을 해주지 않고 일선 교사들이 민원을 응대해야 하고, 고소고발이나 민사소송에도 선생님이 알아서 대처해야 하는 제도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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