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국가배상 신청 권장 의무 미이행" 양구군에 민원 제기
사회대개혁위도 "지자체 선지급 후 환수" 권고…피해 인원 확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농번기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해 고용되었으나 강원 양구군에서 임금체불을 겪은 필리핀 계절노동자들이 국가배상법에 따른 법적 대응에 나선다.
피해자들 측은 최근 양구군에 "국가배상법에 따른 국가배상 신청 권장 의무를 이행해달라"는 민원을 냈다.
국가배상법은 '손해배상의 원인을 발생하게 한 공무원의 소속 기관의 장은 피해자를 위해 국가배상 신청을 권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과 노동 당국의 조사 결과 공무원 1명과 기간제 공무원 1명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가배상 신청이 가능한 사안임에도, 피해자들은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무료 법률구조 활동을 하는 법무법인 원곡 최정규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공무원들은 계절노동자 배정·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직무를 수행하면서 브로커들과 범행을 공모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하는 방법으로 임금이 착취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해당하므로,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책임이 성립한다"며 국가배상 신청 안내를 촉구했다.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도 지난달 10일 국민보고대회에서 양구군이 체불임금을 먼저 갚고, 그 이후에 브로커들과 공무원들로부터 환수 조치하는 것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최 변호사는 국가배상법을 근거로 양구군에 책임을 묻는 법적 절차를 준비하는 한편 최초로 피해가 드러난 계절노동자 91명에 이어 새롭게 피해 사실을 밝힌 184명에 대한 임금체불 진정을 강원노동청에 제기했다.
기존에 알려진 91명의 피해금 2억원가량에 더해 추가 피해자들의 피해금 3억2천여만원까지 더하면 5억원을 넘는다.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밝혀낸 피해 규모가 12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피해회복에 나서지 못한 피해자들이 상당수다.
한편 강원경찰청과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으로부터 각각 직업안정법 위반 사건과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을 넘겨받은 춘천지검은 최근 양 기관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범죄 특성상 양 기관으로 수사가 나뉜 사건이 '하나의 범죄사실'에 해당하는 만큼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서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중 76명이 재입국해 양구에서 계절노동자로서 근무하고 있어 보완 수사 과정에서 대면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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