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보험상품이 주요 판매채널 가운데 가장 높은 계약 유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당국은 방카슈랑스에 대한 감독을 오히려 강화할 전망이다. 유지율 등 양적 지표는 개선됐지만, 불완전판매 등 질적 지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보험회사 판매채널 영업효율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계약 25회차 유지율은 73.8%로 전년 대비 4.6%포인트 상승했다. 13회차 유지율도 87.9%로 같은 기간 0.3%포인트 개선됐다.
판매채널별로는 방카슈랑스의 25회차 유지율이 79.5%로 주요 채널 중 가장 높았다. 이어 대리점 74.5%, 전속 72.5%, CM 71.0%, TM 61.3% 순이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보험사의 상품을 대신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는 은행 창구나 모바일뱅킹 등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방카슈랑스는 전년 대비 유지율 상승 폭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방카슈랑스의 25회차 유지율은 전년보다 11.8%포인트 개선돼 전속 3.8%포인트, 대리점 3.1%포인트 상승 폭을 크게 웃돌았다.
유지율 1위에도...불완전판매는 악화
표면적으로 보면 방카슈랑스는 가장 안정적인 판매채널로 보인다. 계약 체결 이후 2년 이상 유지되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다. 은행권의 고객 접점과 자산관리 연계 영업이 보험계약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올해 주요 감독 대상으로 지목했다. 유지율과 별개로 판매 경쟁이 심화될 경우 소비자에게 상품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거나, 권유성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지난해 전체 불완전판매 비율은 0.022%로 전년 대비 0.004%포인트 개선됐다. 채널별로도 대리점, 전속, TM 등은 불완전판매 비율이 낮아졌지만 방카슈랑스는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카슈랑스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019%로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전체 불완전판매 비율이 개선되고 주요 채널이 하락세를 보인 것과 달리 방카슈랑스만 악화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당국의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유지율 지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판매 과정의 질적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판매경쟁 커질수록 소비자 보호가 관건
금감원이 방카슈랑스 감독을 강화하려는 배경에는 제도 변화도 자리하고 있다. 올해부터 방카슈랑스 판매비율 규제가 완화되면서 은행권의 보험 판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방카슈랑스 판매비율 규제는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 비중이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제한하는 장치다. 규제 문턱이 낮아지면 은행의 상품 운용 자율성은 높아지지만, 동시에 판매 실적 경쟁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보장성보험은 상품 구조가 복잡해 소비자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만큼 판매 과정에서 설명 의무와 적합성 원칙이 중요하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 판매가 확대될수록 상품의 장점뿐 아니라 보장 범위, 면책 사항, 해지 시 불이익 등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에서도 방카슈랑스 채널의 영향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은행은 기존 고객 접점이 넓고 신뢰도가 높아 보험사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판매 창구다. 반면 판매 경쟁이 과열될 경우 소비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 판매채널은 성장성 및 효율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여전히 유지율이 낮고 주요 채널별 소비자 피해요인도 상존한다”며 “수수료 개편 안착을 지원하고 방카 판매경쟁 감독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 피해 예방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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