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동일인 변경은 김유석씨의 사내 역할이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공정위는 2021년 쿠팡을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도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했다. 김 의장이 쿠팡을 사실상 지배한 것으로 봤지만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한 전례가 없고 외국인이 총수인 경우 사익편취 규제 등 제재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2024년 5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시행하면서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을 마련했으나, 쿠팡이 이를 모두 총족했다고 봤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김씨가 부사장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등 사익편취의 우려가 없을 것’ 등의 예외조건을 불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불과 2년 전까지 충족했던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을 불충족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정위는 현장조사에서 다른 등기임원들의 보수 등을 직접 확인해 복합적으로 김 부사장의 지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요한 것은 직급·보수의 형식적 측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등기임원과 보수 수준이 유사한지 여부"라며 "쿠팡 내부적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등급이 있는데, 비교했을 때 김 부사장의 경우 거의 최상위 등급"이라고 밝혔다.
이번 동일인 변경으로 쿠팡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규제 강도가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당장 해외 계열사 현황 등 공시 의무가 확대된다. 동일인인 김 의장과 그 친족이 합해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상을 보유한 국외 계열회사의 일반 현황과 주주 현황을 연 1회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쿠팡은 관련 자료를 다음 달 말까지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쿠팡은 공정거래법 47조에 규정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사익편취) 금지’ 규정을 적용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에는 쿠팡 법인이 동일인이었기에 애초에 이 규제의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연인인 김 의장이 총수가 되면서 일가가 계열사를 동원해 친족 지배 회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 기회를 주거나 부당한 혜택을 제공하는지 ‘현미경 감시’를 받게 된다.
여기에 기업집단 실질적 지배자로서의 사회적 책임 압박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안전사고나 노동 이슈 등 주요 현안 발생 시 국회 출석 요구 등을 거부할 명분이 크게 줄어들게 되며 감시의 눈초리는 더 매서워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동일인 변경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현재 공정위에 산적해 있는 쿠팡 관련 주요 사건들의 제재 논의에도 본격적으로 드라이브가 걸릴 수 있다. 공정위에는 현재 쿠팡의 와우멤버십 끼워팔기 의혹, 쿠팡이츠 최혜대우 요구 의혹 등이 계류돼 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