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이 불 당긴 '너의 이름은'…"북한이냐, 조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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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이 불 당긴 '너의 이름은'…"북한이냐, 조선이냐"

이데일리 2026-04-29 13:4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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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북한을 ‘북한’이라 부를 것인지, ‘조선’으로 부를 것인지를 논의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북한이 최근 남한 대신 ‘한국’,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처럼 우리도 북한을 ‘조선’이라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여전히 ‘북한’이라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29일 김성경 서강대학교 교수는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화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 북한인가 조선인가’ 에서 “남한사회에서 북한을 지칭하는 방식은 ‘북한’이라는 비공식적, 약칭적 호명으로 고정돼 있으며, 이는 중립적 지시어가 아니라 남북 분단 80여 년간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조선’으로의 호명을 상대방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 평화공존의 실천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사회에 깊게 자리한 ‘분단 심상’의 균열을 내기 위한 방안”이라며 “남북이 각자의 독립적인 국민국가 정체성을 구축한 현 시점이 오히려 호명의 전환을 논의할 수 있는 가장 적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 각자의 정체성이 충분히 확립된 상황에서 상대를 공식 국호로 부르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김 교수는 “북한을 ‘조선’이라 부르는 것은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분단을 공고히 할 것이란 우려도 있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라는 호칭 유지가 통일을 앞당기거나, 분단을 덜 고착시킨 증거는 없다”며 “오히려 불필요한 대결을 강화하고 분단체제를 재생산하는 데 기여해 온 경향이 강하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면 △‘우리는 당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상호 존중의 메시지를 주고 △‘우리는 현실에 기반한 새로운 관계의 틀을 모색하고자 한다’는 관계 재설정의 의지를 보낼 수 있으며 △‘호명의 비대칭성’을 우리가 먼저 해소하고자 한다는 선제적 신뢰 구축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권은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의 정식국호를 사용하는 게 헌법 위반 행위나 북한을 국가로 승인하는 결과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권 변호사는 “정부가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라고 표기한다고 해서 북한을 국가로 승인하거나 외교관계 수립이 자동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라며 “국호 사용은 표기·식별·문서 기술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헌법 제4조 평화통일 조항에서 규정하는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조치’를 위해 북한의 국호 표기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외교적 관점에서 “1960년대 당시 서독이 상당 기간 지속할 분단 ‘적대’의 극복과 화해협력 맥락에서 서독 중심의 동독 호칭을 포기했다”며 “상호 간 적대성 독소 제거를 위한 이름짓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행사는 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했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명칭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통일부 역시 명칭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지난달 통일부·통일연구원 공동주최 학술회의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한국·조선, 한조관계’ 등으로 북한의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 정 장관은 부처 내부 행사와 언론간담회 등에서도 북한이 한국 또는 대한민국으로 부른다며 조선 국호 사용 방안을 수시로 제기하고 있다.

이 행사에 참석한 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정부가 북한의 공식 국호 표기 및 호명 작업에 대해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헌법적 질서, 남북관계의 특수성, 국내 법제, 국제 관행, 국민적 공감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상대의 실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제도와 언어가 뒷받침될 때 대결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평화적 공존의 공간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전날 통일부 당국자는 조선 국호 사용 쪽으로 방향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신중히 판단할 것이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론화를 거쳐 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평화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를 주제로 열린 2026 한국정치학회 특별학술회의에서 김남중 통일부 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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