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에 '공시의무·사익편취 규제'…결정타는 동생의 경영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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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에 '공시의무·사익편취 규제'…결정타는 동생의 경영참여

연합뉴스 2026-04-29 12:0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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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 청문회 과정에서 수면 위로…공정위 "경영참여 신고 접수"

5년 만에 법인→개인 변경…'끼워팔기' 등 다수 사건도 속도 전망

쿠팡 본사와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쿠팡 본사와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팡 미국 증시 상장 신청 자료 발췌]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송정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5년 만에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법인에서 개인 김범석으로 변경하면서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 직접 규제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생 김유석 씨의 경영 참여가 확인된 것이 동일인 지정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앞으로 쿠팡은 해외 계열사 현황 등 공시 의무가 크게 확대되고 사익편취 규제도 적용받을 수 있다.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중인 쿠팡의 '끼워팔기' 등 주요 사건 처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선서문 제출하는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선서문 제출하는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 후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2025.12.31 utzza@yna.co.kr

◇ 5년 논란 종지부…'예외 인정'서 '총수 규제'로 전환

이번 동일인 변경으로 쿠팡 지배구조에 관한 규제 강도가 높아진다.

해외 계열사 현황을 공시하는 등 공시 의무가 강화하는 것이다.

동일인과 그 친족이 합하여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상을 보유한 국외 계열회사의 일반 현황과 주주현황을 연 1회 공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쿠팡 측은 관련 자료를 내달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

쿠팡은 공정거래법 47조에 규정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사익편취) 금지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항은 재벌 총수 등이 계열사를 동원해 자녀나 배우자·친척 등이 지배하는 회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 기회를 제공하거나 돈을 빌려주는 등 부당한 혜택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사익편취 금지는 동일인이 자연인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쿠팡은 그간 법인이 동일인이라서 애초 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제 김 의장이 동일인이 되면서 사익편취 행위가 있는지를 따져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동일인 변경은 2021년 쿠팡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첫 지정 당시부터 이어진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성격도 있다.

공정위는 2021년 처음 쿠팡을 공시집단으로 지정하면서 김 의장이 쿠팡Inc를 사실상 지배한다고 보면서도 외국인 규제 실효성 등을 이유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판단했다.

쿠팡은 2021년부터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공시집단으로, 2023년부터는 자산총액이 10조원(2024년부터는 명목 GDP의 0.5%)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2024년 신설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규정에 따라 자연인이 아닌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예외 요건을 충족한다고 봤고 이는 작년에도 적용됐다.

그러나 친족인 동생 김유석 씨의 경영 참여가 새롭게 드러나면서 예외 요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됐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지난해 말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국회 청문회가 잇따라 열리며 김유석 씨의 경영 참여 여부가 집중적으로 추궁됐다.

공정위는 올해 지정을 앞두고 한 쿠팡 현장점검 등에서 시행령 예외 요건 중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등 사익편취의 우려가 없을 것' 등의 요건을 불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 최장관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쿠팡 청문회 때 문제제기가 있었고 김유석의 경영 참여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다"며 "부사장급 지위는 청문회 때 알려졌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태나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자 사망 등에도 좀처럼 공개적인 자리에 나서지 않던 김 의장으로서는 공정거래법 외에도 다른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쿠팡 측에서는 기업집단 지배자와 동일인이 일치하게 되면 여러 가지 사회적 책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공정거래법에 따른 의무 이상으로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출석 요구 등을 거부할 명분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쿠팡이 김유석 씨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 공시자료 허위 제출에 해당하는지도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 법인이나 김 의장 고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 국장은 쿠팡 측이 과거에 공시집단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했을 가능성이나 제재 절차를 밟을지에 관해 "(동일인) 지정과 별도의 법적 요건을 검토할 부분이 있다"면서 "지정자료 허위 제출 여부가 되는지는 관련 자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질문에 답변하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질문에 답변하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3.18 kjhpress@yna.co.kr

◇ '끼워팔기·최혜대우' 심의 앞둬…시장지배 여부 촉각

공정위에는 동일인 지정 외에도 쿠팡 관련 주요 사건이 다수 걸려 있다. 일부는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고, 조사가 진행 중인 것도 있다.

동일인 변경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다른 주요 사건 처리에도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쿠팡의 '끼워팔기' 의혹 사건이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이용자에게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 등을 끼워 팔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상반기 중 전원회의에서 제재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시장 획정과 점유율이다. 시장을 온라인 쇼핑 전체로 볼지, 빠른 배송이 가능한 이커머스 시장으로 좁혀 볼지 등에 따라 쿠팡의 점유율과 지배적 지위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쿠팡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이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일반 불공정거래보다 제재 수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와 관련해서도 심의를 앞두고 있다. 입주업체에 음식 가격과 각종 혜택을 경쟁 업체보다 같거나 더 낮게 하도록 최혜 대우를 강요한 혐의다.

공정위는 쿠팡의 '인기상품 가로채기' 의혹도 위법 행위가 포착되면 심판대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입점 업체가 인기 상품을 PB상품으로 출시하거나 직매입으로 전환하도록 강요해 사실상 가로채기했다는 의혹이다.

하도급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서는 동의의결 절차가 진행 중이다. 쿠팡과 PB 자회사 CPLB는 공급단가 인하 등 '갑질' 혐의와 관련해 약 30억원 규모의 상생 방안을 제시했고, 공정위는 지난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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