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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전날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서 코미 전 국장이 소셜미디어(SNS)에 ‘86 47’이라는 숫자 모양으로 배열한 조개껍데기 사진을 게재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살해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숫자 ‘86’은 ‘제거하다’를 뜻하는 속어이며 ‘47’은 미국의 47대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킨다”고 적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라고 해석했다.
법무부는 코미 전 국장에게 살해 위협이 담긴 글을 인터넷·SNS 등으로 주(州) 경계를 넘어 전송했다는 혐의(연방법상 협박죄)도 추가 적용했다. 토드 블랜치 미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범죄가 될 수 있다”며 “미국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법무부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1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앞서 코미 전 국장은 약 1년 전 노스캐롤라이나주 해변에서 찍은 것이라며 조개껍데기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코미 전 국장은 “(조개껍데기 배열을) 정치적 메시지로만 받아들였으며 폭력과 결부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후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법무부의 기소에 코미 전 국장은 이날 온라인에 게시한 영상에서 “그들이 돌아왔다. 이번엔 1년 전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에서 찍은 조개껍데기 사진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이걸로 끝이 아닐 것”이라며 “내가 무죄이고 두렵지 않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독립된 연방 사법부를 신뢰한다. 한번 가보자”라고 맞대응했다.
이번 기소는 트럼프 2기 들어 코미 전 국장에 대한 두 번째 기소다. 연방 검찰은 지난해에도 코미 전 국장을 ‘민감한 정보 유출과 관련된 중대 범죄’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당시 기소장은 코미 전 국장의 2020년 상원 청문회 증언을 근거로 ‘의회에 대한 위증’과 ‘의회 절차 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코미 전 국장은 무죄를 주장했고, 연방 판사는 사건을 담당한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 린지 핼리건 검사가 위법하게 임명됐다는 이유로 해당 사건을 기각했다.
미 정치권 일각에선 법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 표적화’ 캠페인에 굴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상원 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딕 더빈 의원은 “법무부 정치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악의 본능과 옹졸한 보복 욕구에 영합해 그의 비위를 맞추려는 데 분명히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법무부는 정치적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코미 전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부터 악연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해 자신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 접촉 의혹을 수사 중이던 코미 전 국장을 FBI 국장직에서 해임했다. 이를 계기로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이 특별검사로 임명돼 수사를 이어받았으나, 결국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이후로도 양측은 신랄한 공격을 주고받았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거래적이고, 자아 중심적이며, 개인적 충성심에 좌우되는 것”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코미 전 국장에 대해 “FBI 역사상 단연 최악의 수장”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인사에 대한 적개심은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3월 뮬러 전 특검이 81세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루스소셜에 “좋다, 그가 죽어서 기쁘다.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지 못할 것”이라고 게재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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