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고려아연의 황산 처리 거절을 둘러싼 분쟁에서 법원이 연이어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줬다.
29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25-2 민사부는 28일 영풍이 제기한 ‘거래거절금지(예방) 가처분’ 항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계약 갱신 거절은 1심에 이어 항고심에서도 적법하다는 판단이 재확인됐다.
재판부는 온산제련소 근로자와 지역사회의 안전, 환경 우려, 시설 노후화에 따른 리스크 등을 고려해 황산 처리 중단을 결정한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판단했다.
특히 영풍이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자체적인 해결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을 관련 법리에 따라 살펴보더라도 채권자(영풍)의 신청을 기각한 제1심 결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고이유 주장과 위법이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며 영풍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분쟁은 고려아연이 2024년 4월 황산 처리 시설 노후화와 유해화학물질 관리 부담, 저장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영풍은 황산 처리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요구하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도 2025년 8월 동일한 취지로 영풍의 신청을 기각했으며 이번 항고심에서도 동일한 판단이 유지됐다.
고려아연은 재판부가 영풍의 구조적 의존 문제도 짚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채권자(영풍)는 아연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3년경부터 현재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스스로 황산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고려아연)에게 황산 처리를 위탁한 채 다른 대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거래 거절이 사업 방해 목적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거래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여지도 상당히 있는 점, 채권자가 다른 대체 방안을 마련할 기간이 충분히 부여되었거나 경과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채무자가 이 사건 거래 거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음에도 오직 채권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이 사건 거래 거절을 하였다거나 이 사건 거래 거절이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채무자(고려아연)는 실제로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2019년경부터 노후 저장탱크 철거 조치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제출된 자료들만으로 영풍의 사업활동이 이 사건 거래거절로 인해 곤란해졌다거나 곤란해질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결정 역시 영풍이 자체적인 황산 처리 역량을 확보하지 않은 채 고려아연에 위험물질 처리 부담과 안전 리스크를 전가해 온 행태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하며 “영풍은 이제라도 책임은 떠 넘기고 혜택만을 누리고자 하는 경영방식을 버리고 기업 본연의 사회적 책임과 안전 관리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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