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정부가 내년부터 공공부문에서 근무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정규직보다 낮은 임금 구조와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한 이른바 ‘쪼개기 계약’ 관행에서 비롯된 차별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정수당’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계약 기간에 따라 최대 10% 수준의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제도다.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보상률을 높게 적용해 고용 불안정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한 고용관행을 근절하고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했다”며 “누구나 일터에서 존중받으며 차별과 배제 없이 일할 권리가 있으나 공공부문조차 퇴직금 회피를 위한 1년 미만 반복계약 등 불공정 사례가 확인되고 임금, 수당 등 낮은 처우 수준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국무회의를 통해 “정부가 공공부문의 모범적 사용자로서 적정임금을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며 실태조사 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정부는 정부는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 비정규직 TF’를 발족하고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약 2100개소를 대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로계약, 임금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는 약 14만6000명이며 이 가운데 1년 미만 계약자는 약 7만 3000명으로 절반 수준을 보였다. 기간제 노동자 평균 정액 임금은 월 289만원이며 이 중 1년 미만 계약자 임금은 월 280만원으로 더 낮았다. 또 동일직종에 종사하더라도 소속기관에 따라 임금 차이가 있었으며 정규직(공무직) 노동자와 비교했을 때 복지포인트, 식대, 명절 상여금 수령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불안정성’을 보상하기 위한 공정수당을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인 2021년 당시 경기도에 공정수당을 도입한 바 있다. 경기도는 현재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계약이 만료되면 생활임금의 5~10%를 근무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가 이번에 시행하는 공정수당제도 또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에게 계약 기간이 만료될 경우 기준금액의 8.5~10%를 일시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준금액은 254만5000원이다. 이는 올해 기준 최저임금의 118% 수준이다. 전국 지방정부 생활임금 평균을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1~2개월 10%(38만2000원) ▲3~4개월 9.5%(84만6000원) ▲5~6개월 9%(126만원) ▲7~8개월 8.5%(162만2000원) ▲9~10개월 8.5%(205만5000원) ▲11~12개월 8.5%(248만8000원) 등이다. 1개월 미만은 1~2개월 구간의 공정수당을 일할계산한 뒤 주고 초단시간은 구간별 공정수당을 시간비례로 지급할 전망이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임금뿐 아니라 급식비, 현금성 복지포인트, 명절 상여금 등 각종 처우에서도 기관 간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이 추진된다.
다음 달부터는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을 채용할 때 원칙적으로 1년 미만 계약을 금지한다. 업무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되는데, 이때는 각 기관의 채용 사전심사를 거쳐야 한다. 해당 제도의 운영 실적은 올해부터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반영된다.
이 같은 정책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단기 계약 관행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고용 구조 자체의 변화 없이 단순한 비용 보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민간 부문으로 제도가 확산될 경우 인건비 상승과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원 확보 역시 핵심 쟁점이다. 공정수당 지급에는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세금으로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지원하는 데 대한 논란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경기도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예산 부담으로 다른 지방자치단체로의 확산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반면 노동계는 공공부문이 일정한 보상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고용 불안정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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