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후 中-이란 군부 첫 공개 접촉…내달 美中정상회담 전 광폭 행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국방장관이 중국·러시아 주도 다자 협의체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를 계기로 이란군 고위급을 접촉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28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신화통신은 둥 부장이 이번 러시아·키르기스스탄 방문과 SCO 회의 기간(23∼28일)에 러시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이란 ·파키스탄·벨라루스 등의 '국방 부문 지도자'를 만나 회담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 국영 IRIB방송은 키르기스스탄 SCO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사르다르 탈라이닉 이란 국방부 경영개발·전략기획 차관의 언급을 소개한 바 있는 만큼 둥 부장이 만난 이란군 고위급에 탈라이닉 차관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방부와 관영매체들이 양국의 논의 내용을 소개하지 않았으나, 현재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상황 등에 관해 의견이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 개전 이후 중국과 이란의 군 고위급 접촉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자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개시된 후 중국은 외교 경로를 통해 이란과 꾸준히 접촉하며 중재 활동을 벌여왔다.
미국 정보기관들이 중국의 대(對)이란 무기 지원 정황을 파악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중국은 즉각 부인했고, 이란과의 '군사적 연계'에는 선을 그었다.
이란 IRIB방송에 따르면 탈라이닉 차관은 SCO 회의에서 미국이 더는 다른 나라에 자신들의 정책을 강요하지 못하는 처지라며 "이란 국민과 군의 회복 탄력성을 통해 미국 정책의 한계가 전 세계에 분명히 드러났다. 미국이 자국의 불법적이고 비논리적인 요구를 단념해야 함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만든 다자 협의체로, 2017년 인도·파키스탄, 2023년 이란, 2024년 벨라루스 등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현재는 회원국이 10개국으로 늘었다.
초기에는 테러·분리주의 대응 등 안보 분야 협력에 집중했지만, 중러와 서방 진영 간 대립이 선명해지면서 최근에는 경제·문화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 등에 맞서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어 브릭스(BRICS)와 함께 '미국 견제 연대체'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둥 부장은 SCO 회의 참석에 앞서 러시아를 방문,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났다. 2023년 12월 취임한 둥 부장의 첫 러시아 방문이다.
중국 국방부장의 이 같은 '광폭 행보'는 중국이 내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방국들과 관계를 다지는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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