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전통의 획이 빛으로 번지는 순간, 무대는 더 이상 평면이 아니다. 붓끝에서 시작된 선이 공기를 가르고, 디지털 이미지와 사운드가 이를 증폭시키며 하나의 서사로 확장된다. 예술종합기획사 에이플랜컴퍼니의 공연 레이블 에이퍼폼이 새롭게 선보인 융복합 미디어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Media;Calli(미디어 캘리)'는 이러한 변화를 집약한 결과물이다.
이번 작품은 서예라는 전통 예술을 기반으로 삼되, 이를 무대 위에서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먹의 번짐과 필획의 리듬이 영상과 음향 기술을 만나며 감각의 영역을 확장하고, 관객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받는 입체적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구성은 두 개의 흐름으로 나뉜다. 먼저 1부에서는 아티스트가 현장에서 직접 써 내려가는 오리지널 캘리그라피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종이 위에 남겨지는 선의 흔적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 무대의 중심을 잡는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분위기가 전환된다. LED 트론 의상을 입은 퍼포머의 움직임과 프로젝션 맵핑이 실시간으로 맞물리며, 앞서 탄생한 서체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로 확산된다. 빛과 사운드, 신체의 움직임이 결합되며 하나의 거대한 퍼포먼스 구조를 완성한다.
에이퍼폼은 그간 ‘K-빛춤타’를 통해 전통 타악과 LED 퍼포먼스를 결합한 무대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신작은 그 연장선에서 기술적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린 작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적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관객을 겨냥한 보편적 감각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Media;Calli(미디어 캘리)'는 오는 5월 9일부터 10일까지 필리핀 바기오에서 열리는 ‘2026 코리아 페스티벌 바기오’에서 처음 공개된다. 해외 무대를 출발점으로 삼아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에이퍼폼 김시원 이사는 “이번 작품은 전통 예술과 첨단 기술의 결합을 통해 언어를 넘어서는 공연적 소통을 지향한다”며 “바기오를 시작으로 K-퍼포먼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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