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기기법 개정 그 후, 안정적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와 방향’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촬영 = 위키트리
의료기기 제조사와 병원 사이에서 과도한 중간마진을 챙겨온, 이른바 ‘간납 카르텔’이 국회의 정조준을 받았다. 특히 병원장 본인이나 가족, 특수관계인이 지배하는 간납사(간접납품업체)가 병원의 의료기기·치료재료 거래를 사실상 독점하면서 수익을 외부로 빼내는 구조가 단순 유통 문제가 아니라 ‘지능형 사무장병원’에 가까운 사익편취 모델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기기법 개정 그 후, 안정적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와 방향’ 토론회에서는 개정 의료기기법의 현장 안착 방안과 함께, 특수관계 간납사를 통한 시장 왜곡 문제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수진 ·김남희·김선민·이정문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번 법 개정의 취지로 특수관계인 거래 제한, 표준계약서 작성 의무화, 대금결제기한 명시, 보건복지부의 정기 실태조사 근거 마련 등 다양한 의견과 대안이 제시됐다.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법은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기관과 특수관계에 있는 간접납품회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유통마진을 취해 왔고, 그 부담이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으로 전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의원 역시 "간납업체의 불공정 거래와 사익 추구를 막는 입법이 이뤄졌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불법 개설 의심사례였다. 공단은 한 외국계 헬스케어 회사가 의료재단을 인수한 뒤 자회사 간납업체를 통해 복수 의료기관 운영 전반을 관리하며 이익을 이전한 사례와, 개인 병원장이 가족 등 특수관계인이 참여한 간납업체를 다수 세워 치료재료·의료기기·용역서비스를 독점 공급하며 수익을 편취한 사례를 제시했다.
이 발표를 두고 현장에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힘찬병원 관련 의혹과 닮아 있다는 해석과 질문이 연이어 나왔다.
권지연 동국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간납업체가 공급사에 과도한 납품가 할인 요구, 정보이용료·물류비 명목 수수료 수취, 대금지급 지연, 가납 강요 등을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거래 마찰이 아니라 의료기기 유통질서를 뒤흔드는 구조적 문제라는 설명이다.
건보공단은 행정조사만으로는 자료 확보와 강제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공단은 "신고·민원·시스템 인지를 통해 의심기관을 포착하고, 사전분석과 현장조사를 거쳐 수사의뢰·환수결정·지급보류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5년간 조사·적발·수사 의뢰 건수도 누적되고 있으며, 향후 불법정보시스템(IFIS) 고도화, 의심기관 사전분석 강화, 부당이득 환수 실효성 제고, 특사경 도입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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