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넘어 '밸류업'…남양유업, 매각 준비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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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 넘어 '밸류업'…남양유업, 매각 준비 수순 밟나

프라임경제 2026-04-29 09:29: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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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남양유업(003920)이 5년 만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계기로 본격적인 기업가치 제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의 실적 회복을 넘어 지배구조 개편, 운영 효율화, 제품 리브랜딩, 품질 혁신, 대리점 상생, 주주환원까지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남양유업 CI. ⓒ 남양유업

특히 한앤컴퍼니 체제 이후 남양유업은 과거 오너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감독과 집행 기능을 분리한 전문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을 병행해왔다. 

여기에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사장이 베트남 시장 개척과 대내외 이미지 쇄신에 직접 나서면서 향후 매각을 염두에 둔 '밸류업' 작업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5년 만의 영업흑자…'덜 벌어도 더 남기는' 구조로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9141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판매관리비를 줄이고 비용 구조를 개선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최근 3년간 실적 흐름을 보면 변화는 뚜렷하다. 남양유업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9967억원에서 2024년 9528억원, 2025년 9141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영업손실은 2023년 715억원에서 2024년 98억원으로 대폭 축소됐고, 2025년에는 5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외형 성장보다는 손실 구조를 먼저 걷어낸 셈이다. 회사 측은 고정비 구조 조정, 비효율 채널 정리, 제품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생산·물류 효율화 등을 병행한 결과로 보고 있다.

관건은 흑자 전환의 '질'이다. 비용 효율화에 따른 단기 성과인지, 제품 경쟁력과 영업 구조 개선이 동반된 체질 변화인지가 향후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승연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은 5년간 이어진 적자 구조를 끊고 흑자전환을 이뤄낸 의미 있는 한 해였다"며 "2026년은 안정적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너 중심에서 전문경영 체제로…의사결정 구조 재설계

남양유업의 변화는 지배구조 개편에서 출발했다. 한앤컴퍼니 체제 이후 남양유업은 기존 오너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감독과 집행이 분리된 구조로 재설계했다.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이사회는 감독 기능을, 집행부는 운영 기능을 맡도록 역할을 명확히 했다. 신규 이사회 구성과 체제 개편을 통해 거버넌스 기반을 재정렬하고, 경영 정상화 로드맵도 가동했다.

이는 남양유업이 오랜 기간 안고 있던 오너 리스크와 의사결정 불투명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흑자 전환 역시 단순 비용 절감만이 아니라, 과거 오너 체제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혔던 거버넌스와 운영 시스템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직 내부도 성과와 책임 중심으로 재정비됐다. 남양유업은 KPI를 전면 재정립하고, 성과와 보상이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전환했다. '승진 패스트 트랙'과 직급 체계 슬림화를 통해 기여도가 높은 인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경로도 마련했다.

과거 탑다운 방식에서 벗어나 책임과 자율을 강조하는 조직문화로 전환하면서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준법·윤리경영 강화…"리스크를 비용으로 만들지 않겠다"

신뢰 회복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체계도 강화됐다. 남양유업은 준법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운영, 내부통제 강화, 윤리 핫라인 구축, 교육 정례화 등을 추진해왔다.

2025년을 '준법·윤리경영 선도 기업 도약의 해'로 선언하고, 준법체계·공정거래·청렴문화 3대 축을 중심으로 내부 관리 체계를 고도화했다. 특히 영업 현장을 대상으로 대리점 및 공정거래 리스크 예방 교육을 강화하며 '현장형 컴플라이언스'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남양유업에 신뢰 회복은 단순한 이미지 캠페인이 아니다. 2013년 대리점 상품 강매 논란 이후 훼손된 브랜드 신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공정거래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대리점과의 관계를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앤컴퍼니 체제 이후 남양유업은 대리점 상생회의를 정례화하고, 경영진과 대리점주 간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도 상생회의에 지속적으로 참석하며 현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남양유업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리점 동행기업'에 선정됐다. 상생 노력이 일정 부분 제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다. 다만 향후 과제는 이같은 변화가 대리점주들이 체감하는 거래 환경 개선과 소비자 인식 회복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제품 리브랜딩 속도…저당·고단백·기능성 중심 재편

남양유업은 제품 경쟁력 회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뢰 회복은 말보다 제품과 품질의 체감 증거로 완성된다는 판단 아래 우유, 분유, 발효유, 단백질 음료, 가공유, 커피 등 핵심 브랜드 전반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우유 부문에서는 2024년 5월 '맛있는 우유 GT 슈퍼제로 락토프리'를 출시하며 유당과 지방을 뺀 기능성 제품을 강화했다. 발효유 부문에서는 '이너케어 뼈관절 프로텍트', '불가리스 유당 제로', '불가리스 플레인 요거트', '불가리스 설탕 무첨가 플레인' 등을 선보이며 저당·기능성 흐름에 대응했다.

남양유업이 단백질 쉐이크 신제품 '테이크핏 브레드밀' 4종을 무신사에서 단독 선출시했다. ⓒ 남양유업

단백질 제품군도 확대했다. '테이크핏 맥스'는 단백질 24g 제품으로 리뉴얼됐고, 2025년 5월에는 초고단백 43g 제품인 '테이크핏 몬스터'를 출시했다. 고단백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한 것이다.

가공유와 간식류에서는 '말차에몽' 출시로 초코에몽 라인업을 넓혔고, '과수원 사과맛 제로', '초코에몽 미니 무가당' 등을 통해 무가당·제로 트렌드에 대응했다. 커피 부문에서도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스테비아 산양유 단백질'을 출시하며 저당과 기능성을 결합했다.

성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닐슨 기준 초코에몽은 2024년 오프라인 초코 가공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불가리스는 2024년 국내 오프라인 드링킹 발효유 시장 판매금액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테이크핏은 2024년 상반기 국내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 매출액 기준 1위에 올랐다.

◆품질 관리 고도화…글로벌 확장의 신뢰 기반

제품 리브랜딩과 함께 품질 관리 체계도 강화됐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 내부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에서 검증 가능한 국제·공공 기준을 도입해 연구, 원유, 생산 전 과정의 품질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중앙연구소는 2025년 국제 식품 분석 숙련도 평가 프로그램인 FAPAS에서 영양성분, 미생물, 오염물질 분석 등 주요 항목에서 국제 기준의 분석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는 연구·분석 역량을 글로벌 기준에서 검증받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생산 현장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2024년 '소비자가 뽑은 베스트 집유장' 평가에서 천안신공장이 최우수 집유장으로 선정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고, 나주공장도 집유장 부문 발전상을 수상했다.

이는 단순한 설비 투자 차원을 넘어 원유 입고 기준 정밀화, 집유·검사 프로세스 표준화, 현장 인력 교육 체계 고도화 등 기존 품질 시스템을 정교하게 다듬은 결과로 풀이된다.

품질 신뢰는 향후 해외 사업 확장에서도 중요한 기반이다. 특히 분유와 유제품은 브랜드 신뢰와 품질 관리가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인 만큼, 품질 경쟁력은 남양유업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서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수 한계 뚜렷…베트남 앞세워 해외 돌파구 모색

국내 유제품 시장은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저출산으로 영유아 분유 수요가 줄고, 흰 우유 소비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산 우유를 포함한 주요 유제품 관세 철폐와 유럽산 유제품 무관세 확대까지 맞물리며 경쟁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남양유업이 동남아시아를 새 성장축으로 삼는 이유다. 김 대표는 최근 대통령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현지 유통 대기업 푸 타이 홀딩스와 3년간 700억원 규모의 K분유 기반 K푸드 산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베트남을 방문해 푸 타이 홀딩스와 3년간 약 300억원 규모의 조제분유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협약은 분유를 넘어 단백질, K푸드 등으로 품목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트남은 국내보다 출산율이 높고 중산층 소비가 확대되고 있어 성장성이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해외 사업이 실제 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현지 유통망 확보, 브랜드 신뢰 구축,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주주환원도 '밸류업' 카드

주주환원 정책도 기업가치 제고의 주요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 자사주 매입과 소각, 액면분할, 배당 확대 등을 이어가며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같은 해 9월 자기주식 4만269주를 소각했고, 2025년 1월에는 자기주식 36만500주를 추가 소각했다.

2024년 10월부터 2025년 2월까지는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30만5464주를 취득했고, 2025년 2월부터 6월까지도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26만7942주를 취득했다. 2025년 7월과 8월에는 자기주식 15만6082주를 소각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3월27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제6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남양유업

올해도 주주환원은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2026년 3월부터 7월까지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 중이며, 2026년 3월 결산배당과 특별배당으로 총 112억원을 배정했다. 특히 오너 일가 피해 변제 공탁금을 특별배당으로 배정하며 과거 주주가치 훼손을 일부 회복하는 방식도 택했다.

회사 측은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는 고배당 기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앤컴퍼니 Exit 시계…남양유업 '매력적 매물' 될까

남양유업의 변화는 한앤컴퍼니의 향후 매각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 남양유업 인수 계약을 체결했고, 경영권 분쟁을 거쳐 2024년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했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통상 기업 인수 후 일정 기간 체질 개선과 실적 회복을 거쳐 매각에 나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양유업 역시 중장기적으로 매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남양유업은 △5년 만의 영업흑자 전환 △거버넌스 개편 △오너 리스크 해소 △운영 효율화 △대리점 상생 강화 △제품 리브랜딩 △품질 관리 고도화 △베트남 중심 해외 확장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라는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이는 향후 기업가치 평가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 유제품 시장 침체, 브랜드 이미지 회복 속도, 해외 사업의 실제 수익성, 제품 포트폴리오의 지속 성장 가능성 등이 핵심 변수다.

투자업계와 식품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과거 리스크를 걷어내고 '턴어라운드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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