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속편 개봉…앤 해서웨이·메릴 스트리프 등 주연 배우 그대로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20년 전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앤디(앤 해서웨이 분)는 막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의 패션잡지 '런웨이'에 취직한 사회 초년생이었다.
그는 하필이면 성격이 고약하기로 악명 높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리프)를 상사로 모시게 됐다. 패션에 대해 알지도, 관심도 없는 채로 패션의 중심지에서 일하게 된 앤디의 고군분투는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지만, 예상보다도 더 '매운맛'이었다.
마치 자기들만의 언어가 따로 있는 것처럼 배타적인 뉴욕 패션계에서 허둥대며 자리를 찾아가는 앤디의 모습은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잡지에서나 보던 뉴욕 패션계의 심장부를 구경하듯 바라보는 재미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요인이었다.
영화가 끝난 뒤 앤디와 미란다는 어떻게 살았을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충성 관객이라면 한 번쯤 떠올려봤을 물음에 대한 답이 20년 만에 후속편으로 공개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서 40대의 앤디는 탐사보도 전문지 '뉴욕 뱅가드'의 베테랑 기자가 되어 이름을 날린다.
온몸으로 이방인의 기운을 풍기며 아슬아슬 걷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마치 뉴욕 풍경의 일부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뉴욕 구석구석의 지름길과 맛집을 알고, 곳곳에 자신만의 추억을 새겨놨을 것 같은 모습이다.
미란다도 크게 달라졌다. 비서들을 하녀보다 못하게 대하던 버릇은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고쳤다.
'직장 내 괴롭힘', '갑질'의 충실한 사례였던 20년 전 미란다는 이제 없다.
고고하고 방어적인 모습 뒤에, 위아래로 치이는 상급자의 애환이 남아있을 뿐이다.
사정상 '뉴욕 뱅가드'에서 해고된 뒤 '런웨이'에 재취업한 앤디는 전과 비슷한 듯 달라진 미란다와 두 번째 팀플레이를 펼친다.
'회사 다닐 맛 나게 해 주는 선배'의 표본 나이젤(스탠리 투치)만은 거의 그대로다.
독하고 공격적인 패션계에 오랫동안 몸담으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은 모습이 반갑고 정겹다.
마치 패션쇼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들도 전편과 닮았다. 밀라노 패션위크 런웨이에서는 가수 레이디 가가가 특별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팬들이 기다려온 20년 만의 후속작이지만,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메시지도 담겼다.
급변하는 언론계 상황은 '뉴욕 뱅가드'나 '런웨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를 맞이하는 모든 산업에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발 빠르게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어떤 이들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더 눈길을 주기도 한다.
영화는 패션 잡지 시대가 저문 뒤 미란다와 앤디를 비롯해 '런웨이'에서 일하는 이들이 각자 살아남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자세히 비춘다.
그 선택들은 20년간의 뉴욕 생활이 이들을 어떤 사람으로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준다.
29일 개봉.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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